유가 큰폭 하락, 원전가동률 높아져 긍정신호 많아
대외환경에 큰 영향받는 현 요금구조 개선 필요
연동제 포함 환경변화 요금에 반영해야

초미의 관심을 끌었던 한전의 3분기 실적이 연결기준 1조 395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해 4분기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적자 탈출을 두고 해석은 다양하다.

지난해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지만, 3분기 영업이익 기조를 4분기 또는 내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3분기는 계절적으로 전력 성수기다. 여름철 수요가 많고 또 원가보다 비싼 전기사용이 많다. 이 때문에 다른 분기에 비해 2~3배 정도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5년간 분기별 평균 영업이익을 보면 1분기 1조8000억원 2분기 1조1000억원, 3분기 3조2000억원, 4분기 1조원을 기록했다. 한전은 계절적 성수기와 전사적 비용절감 노력이 더해져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을 반영하면 올해 누적으로 58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4분기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영업이익 개선은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일단 국제연료가격이 변수다. 국제 원자재 시황은 긍정적이다.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치솟던 유가는 현재 큰 폭의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13일 국제유가가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연말에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14일 국제유가는 50달러대로 폭락했다. 세계 산유량은 늘어나는데 글로벌 수요는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13일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가격이 7.1% 떨어진 배럴당 55.6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7.1% 폭락은 2015년 9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12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배럴당 6.08%(4.28달러) 내린 65.91달러에 거래됐다. 10월 3일 86.29달러에서 23.6% 빠졌다. 국제유가가 한전의 전력구입비, 연료비에 반영되는 것은 3~6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있는 만큼 현재의 유가는 내년 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원전의 가동률 회복도 한전의 3분기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줬다.

원전가동률은 올 1분기에 54.9%까지 떨어졌다. 한빛원전에서 격납건물 철판 부식, 콘크리트 공극이 발견돼 안전점검이 길어지면서 원전의 정비일수가 증가했다. 14일 현재 전체원전 24기 중 17기가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또 140만kW 용량의 신고리 4호기도 원안위의 운영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운영허가가 나면 시운전에 들어가 100%출력을 낼 수 있다.

원전 이용률이 80%까지 회복될 경우 한전의 영업이익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전력구입가격을 결정하는 SMP는 10월 들어(평균) 102.36원/kWh을 기록했다. 3분기 평균 90.3원/kWh보다 10원 이상 높아졌는데 11월 SMP는 더 오르고 있어 올겨울 전력구입비 증가는 분명해 보인다. 전력구입비와 연료비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원전가동률이 높아지는 것은 향후 한전의 영업이익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지만, 현재의 전기요금 체계를 지속적으로 끌고 갈 경우 대외환경에 휘둘리는 상황에 항상 놓이게 되는 만큼 구입비연동제 도입을 포함한 요금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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