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에 맞는 음향기술 있어야 완벽한 콘텐츠"
UHD 표준인 10.2 채널·국내 유일의 Y축 기술 보유
"게임시장 토대로 방송까지 음향기술 요구 확산될 것"

당신은 중세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극장 한가운데에 앉아 있다. 스크린 왼쪽 위 성벽에서 악당이 쏜 주인공에게 화살을 쏘자 주인공은 방패로 화살의 각도를 틀었고 화살은 결국 주인공을 스쳐지나 주인공의 왼쪽 아래 떨어졌다.

㈜소닉티어의 32채널 음향기술이 적용된 극장에서는 왼쪽 위에서 쏜 화살이 극장 한 가운데에서 방패에 튕긴 후 극장 왼쪽 뒤편에 떨어지는 과정까지 그대로 소리가 옮겨가며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소닉티어는 세계 최초로 Y축 기술을 보유한 음향 알고리즘 전문 기업이다. 기존의 소리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수평(X축)적으로 구현됐다면 Y축은 위아래로 소리를 이동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단순하게 전후좌우 뿐만 아니라 더 세밀하고 입체적인 ‘실감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박준서 소닉티어 대표는 ETRI와 공동 개발한 극장용 32채널 입체음향을 포함해 오디오 코덱, 프로세서, 플레이어 등 원천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말 ‘전자·IT의 날’기념식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여기에 현재 국내 20개 극장에서 운용중인 입체음향 시스템, ‘시네마 프로세서 시스템’은 한국전자전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최고상인 ‘베스트 뉴 프로덕트’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2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소닉티어에서 만난 박 대표는 "현재 콘텐츠는 반쪽이다. 영상은 진보하고 있지만, 영상에 맞는 음향은 제공이 안된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UHD나 4D 등 모든 영상분야가 완벽하게 현실감을 갖기 위해서는 사운드를 통해 현장의 분위기가 채워줘야 한다"며 "영상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음향 시장의 발전이 도래한 것"이라고 음향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닉티어’의 뜻은 무엇인가.

=소닉은 사운드를 의미한다. 티어는 프론티어(개척자)의 티어다. 사운드의 프론티어가 되자는 의미다.

왜 음향기술이 중요한가.

=오늘날에 있어 사운드가 사실상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 영화, 방송, 공연, 모바일까지 모든 분야에 들어간다. 그동안 영상은 흑백에서 컬러, 평면, HD 등 진보하고 있지만 음향은 많아봐야 5.1채널에서 7.1채널이 고작이다. 특히 지난해 AC3라는 돌비의 음향 관련 특허가 풀리며 자유경쟁이 된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의 인식은 사운드 관련 기업은 돌비 등 외국 기업만 인지하고 있다. 우리 소닉티어는 이를 대처하는 걸 넘어서 더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

소닉티어의 기술에 대해 자랑하자면.

=국내 UHD 방송과 관련해서 오디오의 경우 MPEG, 또는 AC4 두개의 그룹이 있다. 국내의 경우 UHD는 MPEG기술을 표준으로 정했는데, 소닉티어는 삼성 등 3개 기업과 연합해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표준이 된 UHD 10.2 채널은 청취자를 중심으로 머리위와 귀 높이, 바닥에 설치된 스피커 10개와 2개의 서브우퍼로 구성한 음향 시스템이다.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송출된 음향은 일반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이용해도 현장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소닉티어는 음향관련 특허만 국내 40개, 해외 20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기술력에 비해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2011년 창업 후 8년간 기술 개발과 특허에 집중했었다. 시장타이밍을 보며 원천기술 갖고 어떻게 사업할지 고민 많았다. 현재 정도의 기술개발 갖고 시작하면 시장 장악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연말부터 전자전을 통해 전제품 라인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부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소닉티어 박준서 대표가 지난달 2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제13회 전자·IT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고 있다.
소닉티어 박준서 대표가 지난달 2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제13회 전자·IT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고 있다.

실감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모바일 어플 ‘소닉플레이’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소닉플레이어는 수익을 가져오는 구조가 아니다. 음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소닉플레이를 통해 재미있게 음향을 다뤄보고 이를 통해서 재미를 느끼기를 바라는 것이다. 발전해 나아가면 NCS(국가직무능력표준)에도 반영돼서 전문적인 음향 기술자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도 하고 있다. 실제로도 경기도 용인시 도서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한적도 있으며, 현업에 종사중인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건 사운드가 눈에 안보이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또 주관적일 수 있어 누구한테 좋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금은 그 주관적인 평가를 객관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평균을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건 음질이 아니라 음향이다. 그러나 음향과 관련된 산업이 국내에서는 활성화 돼 있지 않다. 방송이나 정부에서 이를 적용하기 위해 여러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소닉티어의 기술을 통해서 방송, 모바일 영화, VR까지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통신사의 VOD 채널 확대와 PC, 게임 등의 컨텐츠 분야로 크게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통신사 뿐만 아니라 PC프랜차이즈 쪽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마도 게임을 통해서 먼저 기술이 확대된 후 방송까지 퍼져나가지 않을까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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