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리턴매치·10선 도전·30년만의 경선 등 관전 묘미
추대로 뽑던 전선조합·조명조합도 경선 확실시

전기계 주요 제조업 단체의 수장을 정하는 차기 이사장 선거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과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한국조명공업협동조합 등 3개 제조업 단체는 내년 2월 말쯤 차기 이사장을 뽑게 된다.

특히 ‘사상 첫 리턴매치’, ‘약 30년 만의 경선’, ‘10선 도전’ 등 역대 어느 때보다 흥행요소를 갖추고 있어 업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분위기다.

먼저 전기조합(이사장 곽기영)은 현직 곽기영 이사장과 조광식 피앤씨테크 대표가 다시 맞붙는 리턴매치가 확실시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제24대 이사장 선거에서 양자 대결을 벌인 바 있다. 현재 두 인물 외에는 출마를 저울질하는 인물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전기조합 선거에서 동일한 후보가 두 번에 걸쳐 대진하는 것은 조합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 24대 선거에선 유효표 356표 가운데 기호 1번 곽기영 후보가 186표, 기호 2번 조광식 후보가 170표를 각각 얻어 불과 16표차로 당락이 결정됐다.

당시 곽 이사장은 무려 20년 동안 배전반 업계에서 전기조합 이사장직을 수행하던 철옹성을 무너뜨렸다.

곽 이사장과 조 대표는 4년 만에 이사장직을 놓고 다시 만나 권력 재창출과 교체, 수성과 설욕,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조합원의 심판을 받을 전망이다.

전선조합(이사장 김상복)도 차기 이사장을 경선으로 선출한다.

전선조합 이사장이 단독 추대가 아니라 경선을 거쳐 선임되는 것은 약 30년 만이다.

이와 관련 조합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어 기존 임원선거규정에 명시된 ‘이사장 추천위원회’를 삭제하고, 대신 ‘선거관리위원회’를 삽입할 예정이다. 선거관리위원장은 전임 이사장인 김복관 이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후 선관위가 내년 1월 중 후보등록 공고를 내면, 전선조합 회원사는 누구나 차기 이사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현재 차기 이사장 후보로는 자천타천으로 5명 내외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아직 선관위 출범 전인 탓에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없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한 CEO는 “전선조합도 시대적 흐름에 맞게 바뀌어야 하는 타이밍”이라며 “산업변화의 폭과 속도에 맞게 조합도 새로운 비전을 갖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명조합(이사장 강영식)은 무려 27년 전인 1991년부터 이사장을 지낸 강영식 이사장의 10선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1939년생인 강 이사장은 내년에도 이사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단독추대가 관행처럼 굳어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경선이 유력하다.

업계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종식 우성전기 사장이 조합 이사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식 사장이 출마하면 10선에 도전하는 강 이사장과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강 이사장은 국내 중기협동조합 역사상 최장 기간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나 업계에선 최근 전자파 적합성 평가 논란과 관련, 조합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라 10선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조명조합 관계자는 “아직 이사장 후보 등록과 경선에 관해 논의가 되진 않았다”며 “경선으로 치러진다면 조합 정관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세준, 김승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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