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의 아라리오인형오페라연구소에서 제작·공연한 그림자인형뮤지컬 ‘문경새재 혹부리영감’이 유럽에서 호평을 받았다.

문경아라리오인형오페라연구소는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페페오탈 인형오페라극장, 살라페닉스극장, 바르베라데콩가 와인협동조합극장을 비롯해 독일 베를린 쇤하우젠궁전에서 공연했다.

총 5회에 걸쳐 현지 관객들의 갈채 속에 진행된 이번 유럽 공연은 스페인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스페인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엘페리오디코(EL PERIODICO)는 지난달 28일 문화면 톱으로 바르셀로나 살라페닉스극장에서 진행된 이번 공연에 대해 자세히 보도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신문은 뮤지컬 배경이 된 가파르고 독특한 경사면을 가진 문경지역은 물론이고 공연장에서 맛본 지역특산품 오미자차를 ‘붉은 빛의 맛있는 차’라고 소개했다.

단순히 공연만 전달한 것이 아닌 한국의 문화까지 함께 소개하는 기회가 됐다는 얘기다.

그림자인형뮤지컬 ‘문경새재 혹부리영감’은 지난해 경북형 청년일자리창출공모에 당선돼 경북도 및 문경시 지원 아래 제작됐다.

특히 이번 작품은 지역 예술인들을 기반으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바리톤 최상균 감독이 문경지역에 거주하는 7명의 젊은이들과 함께 만들었다.

우리의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김형수·박계해씨가 현대 감각에 맞게 각본을 썼다.

선한 인물인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만나 큰 이득을 얻고, 평소 악독하게 살아온 영감은 도깨비를 만나 큰 벌을 받는다는 대표적인 권선징악형 전래동화인 혹부리 영감을 보다 공감가고 세련된 이야기로 다듬은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것.

뮤지컬 작곡대상을 받은 차경찬씨가 곡을, 김혜진 동아방송예술대 교수가 음악감독을 맡은 대한민국 최초의 인형뮤지컬이다.

새롭게 시도한 랩버전 문경새재아리랑을 포함해 재치와 해학이 번뜩이는 내용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문경아라리오인형오페라단은 지난해 개관한 문경아라리오인형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문경 지역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았다.

지난 1005년 9월 역 앞을 흐르는 영강의 돌들을 이용해 건설된 불정역은 지난 1993년 문을 닫고, 2007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받은 후 다양한 변신을 거쳐 문경아라리오인형오페라하우스으로 거듭났다.

철로자전거역과 열차펜션역 등 지역 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장소로 활용된 불정역이 2017년 인형오페라하우스로 새롭게 태어난 것.

아울러 문경아라리오인형오페라단은 인형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문경과 상주 일원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펼쳐왔다.

문경아라리오인형오페라단은 다음달 말 인형오페라 ‘아침나라 요술피리’(모차르트 작곡, 최상균 각색), 12월 중순에는 대형 그림자인형뮤지컬 ‘소년장수 견훤’을 초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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