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규모 200억 가까이 축소
한전 적자 누적·예산 절감 여파

가스절연 지상개폐기 입찰 물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25%가량 줄어들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한전의 예산 감축에 따른 물량 감소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발주된 올해 가스개폐기 연간단가 입찰 규모는 약 589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입찰(785억원)과 비교해 196억원, 약 25% 줄어든 수준이다.

낙찰자는 오는 11월 7일 결정될 예정이다.

물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한전의 적자와 예산 절감이 지목된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연속해서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건 6년 만에 처음이다.

적자에 따른 예산 절감은 발주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발주된 대부분 품목이 많게는 30% 수준의 감소폭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대다수 품목의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업체들 사이에선 물량의 50%가 줄었던 ‘IMF의 재현’이라는 푸념도 나온다”며 “물량 부족으로 존폐 위기에 선 업체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유지·보수 등에 집중적으로 활용되는 가스개폐기의 품목 특성도 감소폭이 확대된 요인으로 꼽힌다.

한전과 지자체가 50대 50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지중용 에폭시 개폐기와 달리 가스개폐기는 상대적으로 예산 변동에 영향을 받기 쉽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전은 올해 전력설비 유지·보수를 위한 수선유지비를 감축했다. 적자 폭을 낮추기 위해 기타 비용을 줄여나간 결과다. 제조업계는 감축 규모를 수천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가스개폐기 물량은 최근연도 사용 물량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라며 “타 품목도 물량이 소폭 줄었는데 가스개폐기의 경우 규모가 커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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