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을 출시했다. 5.8인치의 아이폰XS, 6.1인치의 아이폰XR, 그리고 역대 아이폰 중 가장 큰 6.5인치의 XS MAX다.

최근 삼성전자가 40만원대의 갤럭시 A7을 내놓고, 샤오미도 30만원대의 포코폰F1 등 중저가폰을 발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아이폰은 신형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인 XR 64G의 가격이 99만원이다. 또 만약 XS와 XS MAX의 경우 256GB를 구매하면 각각 181만5000원, 191만9000원 등 2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고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형 아이폰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사전 예약 첫날 KT에서만 XS시리즈는 10분 만에 3만대를 돌파하며 전작 아이폰 X출시 당시와 비슷한 속도로 순항중이다.

반면 다른 이유로 아이폰XS의 발매를 기다린 사람들도 있다. 전작인 아이폰X와 아이폰8을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이다. 보통 신형 휴대폰이 나오면 시장에서는 그 전작 모델들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휴대폰 대리점 및 유통업계에서 아이폰X와 아이폰8을 찾아보기는 정말 쉽지 않다.

특히 이번 신작 출시 시기가 고등학생들의 졸업시기와 맞물리며 졸업선물로 전작 아이폰을 선물하고자 했던 부모들은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했다.

전작 아이폰들이 사라진 이유는 애플의 단말기 공급 정책 때문이다.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휴대폰 도매점들은 일반적으로 단말기를 신용거래 한다. 신용에 따라 단말기를 대리점으로부터 미리 가져온 뒤 단말기 판매금을 지불하는 형식이다.

문제는 아이폰의 경우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와 공급 단위가 다르다는 것이다.

예로 삼성전자의 경우 색상과 상관없이 5개 이상부터 물건을 떼올 수 있다면, 아이폰의 경우 색상별로, 또는 용량별로 한묶음 등 많은 양을 떼와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새로운 아이폰 출시가 가까워지면 대리점들 입장에서는 더 많이 찾을 신형의 물량을 늘리기 위해 과거 기종의 주문을 줄이게 된다.

애플사 입장에서야 이전 모델을 소비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고, 수리를 위해 이전 모델들의 부품을 생산하지 않아도 돼 똑똑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고가의 신 모델 밖에 살 수 없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공급이야 제조사 마음대로라고 하지만, 10년 전 출시됐던 모델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2∼3년 전 모델 정도는 고를 수 있는 자유와 권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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