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가짜뉴스의 역사는 꽤 길다.

1923년 관동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조선인이 방화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소문이 경찰 비상연락망을 통해 퍼졌다.

결국 이런 가짜뉴스는 일본 자경단이나 군경에 의해 조선인과 조선인으로 의심받던 중국인, 일본인이 대량 학살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백제 무왕이 지은 ‘서동요’ 역시 가짜뉴스의 한 예다.

서동요는 백제 서동(薯童:백제 무왕의 어릴 때 이름)이 신라 제26대 진평왕의 셋째딸인 선화공주(善花公主)를 아내로 맡기 위해 거짓 정보를 노래로 만든 것이다.

물론 서동요는 현존하는 최초의 향가로서 학술적 의미가 큰 작품이다.

그러나 소문(또는 뉴스)을 퍼트려 여론을 만들고, 이를 자신의 개인적 목적에 활용했다는 측면에서는 가짜뉴스의 전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가짜뉴스가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2010년대 이후로 보는 게 정설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사회관계망(SNS)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언론사가 아닌 개인들이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진짜 뉴스처럼 퍼뜨리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그 결과 요즘 유튜브나 각종 SNS 채널에서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뉴스들이 과연 진실인지, 거짓인지 헷갈릴 정도다.

우리는 진짜뉴스와 가짜뉴스가 뒤섞인 요지경 세상에 살고 있다.

O···이낙연 국무총리는 2일 유튜브, SNS 등 온라인에서 급속히 번지는 ‘가짜뉴스’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가짜뉴스는 개인의 의사와 사회여론의 형성을 왜곡하고, 나와 다른 계층이나 집단에 대한 증오를 야기해 사회통합을 흔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민주주의 교란범”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또 “악의적 의도로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 계획적·조직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사람은 의법처리해야 마땅하다”며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부처는 가짜뉴스의 통로로 작용하는 매체에 대해 가능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경찰에 유관기관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해 가짜뉴스를 신속히 수사하고, 관련자를 엄정히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가짜뉴스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개인의 인격을 침해하고 사회의 불신과 혼란을 야기하는 공동체 파괴범”이라는 이낙연 총리의 말로는 그 피해를 다 표현할 수 없다.

뉴스(News)는 곧 ‘팩트(Fact, 사실)’다.

어떠한 상황이나 현상이 뉴스가 되기 위해서는 ‘팩트’를 담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사실 거짓, 왜곡된 사실을 숨긴 ‘가짜뉴스’는 뉴스라 불릴 자격도 없다.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SNS에서 넘쳐나는 가짜뉴스는 이제 철저히 외면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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