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기요금이 나왔다. 8만8200원이었다. 전기요금 안내문자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의외로 적다’였다.

7월 4일부터 8월 3일까지 한창 더웠던 때 사용한 금액이었다. 총 사용량은 501kWh로, 지난해 같은 기간(440kWh)과 비교해 61kWh를 더 썼다. 청구 금액은 1300원정도 늘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하루종일 에어컨을 달고 살았던 것에 비하면 생각보다 적었다.

물론 기자는 신생아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정부·한전의 전기요금 부담 경감 대책 영향도 받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 폭탄’과 관련된 온갖 루머가 온·오프라인 상에 떠돌고 누진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던 상황을 생각하면, 누가 봐도 많은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저기서 “20만원 넘게 나왔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는 상황이니, 다행히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에 선 지금도 폭염으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7월 고지서는 나왔지만, 8월 전기요금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누진제 개편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이를 실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소비자 50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0.7%(411명)가 가정용 전기요금누진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12.8%(65명)만이 전기요금누진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국회도 누진제 폐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누진제 폐지를 담은 전기요금 체계 개편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전기요금 체계 개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누진제를 바꾸면 누진제 1단계 800만 가구, 2단계 600만 가구 등 1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올라야 한다”며 “누진제를 손보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현 체계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은 정답이라고 볼 수 없다. 민생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인 데다, 매년 논란이 되는 사안 아닌가. 부디 빠른 시일 내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방안이 나오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