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는 오래돼 값어치 있는 골동품들이 많다. 수요관리프로그램도 최근에 처음 생겨난 게 아니고, 이미 20~30년 전부터 있었던 프로그램이다. 당시에는 계통안정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급할 때 활용하는 제법 유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2014년 수요자원시장이 개설되면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골동품이 돼 버렸다.

수요관리프로그램의 대표적인 게 지정기간제도다. 과거에는 하계휴가·보수기간 조정제도라고 했다. 여름휴가를 가는데 한전에서 원하는 때에 가고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으니 좋다. 국가에서도 전기가 부족할 때 대형공장 몇 개를 정지시킬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도 좋다.

주간예고 수요조정제도도 있다. 2~3개월 전 예측이 아니라 1주일 전에 하는 주간예측이다. 미리 협의된 양의 전력감축에 참여해주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으로, 국가에서는 예비율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고, 공장은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주간예고 프로그램은 요일에 따라 인센티브 금액이 달라진다. 월요일이 가장 높은 금액을 주고 점점 줄어들면서 마지막 날인 금요일의 금액이 가장 낮다. 보통 주간예고는 금요일에 차주 전력예비율 상황을 파악해서 알린다.

그 외에 직접부하제도, 비상절전제도 등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적용됐다. 특히 직접부하제도는 ‘다이렉트로드 컨트롤’이라고 해서 한전에서 비상시 직접 공장의 설비를 제어하는 것이다. 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공장과 건물의 부하에 직접제어가 가능한 설비를 설치하고, 통신을 통해 한전의 중앙통제센터로 연결한다.

모든 수요관리 프로그램은 한전에서 주도했는데, 직접부하제어는 에너지공단과 같이 운영하도록 했다. 에너지공단은 지사를 통해 많은 공장과 건물에 홍보하고 부하관리사업자협회도 발족했지만 지속적이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출처- 물구나무 선 발전소>

저자: 김성철 (파란에너지 대표이사)

출판사: 인포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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