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는 안전하게 천천히

울주군이 16일 노인요양시설에서‘방사선 비상 대비 재해 약자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울주군이 16일 노인요양시설에서‘방사선 비상 대비 재해 약자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방사선 피해가 발생하면 요양시설에 있는 어르신들은 어떻게 대피할까?

울주군이 16일 노인요양시설 성모의 집(웅촌면 소재)에서‘방사선 비상 대비 재해 약자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옮겨가는 방사능 방재 집중훈련의 일환으로 새울 원전 사고․고장으로 인한 방사선 비상 상황을 가정해 재해 약자를 지정 시설로 대피시키는 훈련이다.

군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재해 약자 보호조치 미비로 대피하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했다.

이번 훈련에는 울주군과 시설 관계자 ‧ 수용 환자·보건소·온산소방서·울산 응급 환자 이송단까지 60여 명이 참여했고 타 시설 관계자 25명이 참관했다.

훈련은 시나리오에 따라 백색 비상과 청색 비상 발령, 방사선 비상 단계에 따른 상황 전파, 재해 약자 대피 행동요령 전달로 진행됐다.

청색 비상이 발령되자 성모의 집에 있는 어르신들이 휠체어와 들것에 실려 준비된 차량으로 이송됐다. 또 요양사가 이동 중에 어르신에게 필요한 의약품과 비상식량, 구호 물품을 챙겨 차량에 같이 탑승했다.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번 훈련은 신속성보다는 정확성에 맞춰졌다. 일반인 대피와 다르게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대상이기 때문에 안전하고 정확한 매뉴얼 실행이 더 중요하다.

어르신들은 성모의 집에서 30km 정도 떨어진 효도의 집(두서면)으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효도의 집은 성모의 집이 실제 방사선 비상시 이동해야 할 시설로, 울주군은 비슷한 기관들끼리 비상시 이동 기관 리스트를 구축한 바 있다.

훈련에 참여한 참관인은“여러 기관이 일사불란하면서도 차분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실제 상황이 생기면 당황하기 쉬운데 매뉴얼대로 천천히 해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울주군 관계자는“원전 사고 ‧ 고장으로 인한 방사선 비상뿐만 아니라 각종 재난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선 조치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계기가 되고 시설 자체적으로도 재난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또“각종 재난 발생 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수송 체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개선 방안에 대해 관계기관과 다각도로 검토해서 매뉴얼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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