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IT기업, 전기차・DR・ESS 등 진출 적극적
전국적 망, 빅데이터 등 활용 유리한 고지 선점

국내 대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에너지신산업을 점찍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망을 소유하거나 IT에 특화된 통신 기업들이 에너지신산업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과 더불어 에너지신산업을 핵심 개혁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 5년간 신산업 분야에서 최대 160조원의 민관 투자와 2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DR·ESS·신재생에너지를 잡아라= 대기업들은 수요관리(DR, Demand Response)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KT는 ‘스마트에너지의 신성장동력’이라는 모토를 내걸었다. KT는 에너지 빅데이터, 에너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이 결합된 KT-MEG(KT-Micro Energy Grid)을 바탕으로 에너지 생산 극대화, 에너지 수요 관리, 에너지 소비 효율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KT는 이를 위해 전기차 충전과 DR 사업 등에 힘 쏟고 있다.

포스코ICT 또한 에너지융합 사업자로서 DR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진행중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스마트팩토리를 포스코 계열사 및 다수 기업에 적용하고 있다. 또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힘써 국내 인프라 사업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태양광, 중저온 폐열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SK와 CJ헬로도 최근 에너지신산업에 합류했다.

SK는 자회사들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한다. SK텔레콤은 DR시장에 참여중이고, SK E&S는 올 1월 전력사업부문 에너지고객본부 를 만들고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SK D&D는 태양광 설치 사업을 2006년부터 선도적으로 시작했고, 작년부터 그리드위즈와 손잡고 ES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CJ헬로도 지난 3월 IT 기반 전기에너지 효율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워클라우드’ 사업에 착수했다. 그 첫 시작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사업에 착수, 지난해 12월 서울대학교와 70억원 규모의 투자구축계약을 성사시키며 준공을 완료했다.

CJ헬로는 서울대학교를 시작으로 투자사업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현재 총 15개소 ESS 계약을 완료했다.

■에너지 신산업의 종착지, VPP= 이처럼 통신이나 IT기업들이 수요자원이나 분산형 에너지원에 진출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 때문으로 풀이된다.

VPP란 가정용 태양광과 같이 분산돼 있는 소규모 에너지 발전, 축전지, 연료전지 등 발전 설비와 전력 수요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로 통합 관리하는 가상의 발전소다.

KT를 비롯한 ICT 기업들은 전국적인 망과 고객군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전력 수요를 수집하고 관제하는 데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대표적인 IT 기업인 구글의 경우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에너지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의 에너지 수요와 소비 패턴을 정밀히 분석해 대안을 내놓는다는 측면에서 KT 및 통신 기업들의 사업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인공지능이 EMS와 결합되고 스마트 에너지 개념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면 발전과 송배전의 개념이 달라질 수 있다. 에너지 효율이 극대화되면 결국엔 더 이상 신규 대형발전소가 불필요한 시대가 올 수 있다. 토니 세바의 ‘에너지혁명 2030’에서 상상했던 ‘새로운 에너지 산업의 시대’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과 통신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던 시대는 지났다”며 “한전 또한 방대한 양의 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서비스 기업이 되고, 통신·IT 기업도 전력회사의 기능을 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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