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6.6kV, 22.9kV급 기술구현에 ‘초점’
지난해부터 반파 한류형 기술 개발 사업화도 고려

전력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154kV/ 2kA 초전도 한류기 시스템.
전력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154kV/ 2kA 초전도 한류기 시스템.

초전도 한류기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도 앞서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초전도 한류기는 초전도 현상을 이용해 전력계통에 사고 발생 시 사고전류를 낮춰주는 보호장치다.

전력계통에 고장이 생길 경우 고장 전류를 0.002초 이내에 정상전류로 변환해 전력계통의 유연성, 안정도, 신뢰도 등을 개선하고 기기를 보호하는 장치다.

우리나라는 계통 선로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고, 서로 연계하고 있어 고장전류가 발생하면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고장전류를 제한하는 장치가 필수적이다.

이에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중 하나인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단’은 먼저 2007년 전선이 끊어지거나 벼락 등의 사고 시 발생하는 수십 배의 고장전류를 0.1ms(1ms=1000분의 1초) 이내에 감지, 수초 이내에 정상전류로 바꿔 정전사태 등의 대형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전력기기인 초전도 한류기를 개발해냈다.

당시 사업단은 두개의 연구팀을 구성해 사업을 수행했는데, 이를 통해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성능을 갖는 2가지 타입의 초전도 한류기를 동시에 개발,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당시 한전 전력연구원 현옥배 박사 연구팀과 LS산전이 한팀을, 현대중공업 석복렬 박사 연구팀과 연세대학교가 또 다른 한팀을 구성, 각각 3상 22.9kV, 630A 선로변경식 하이브리드 초전도 한류기, 차세대 초전도 선을 적용한 단상 22.9kV, 630A 초전도 한류기를 개발했다.

전력연·LS산전 연구팀이 개발한 초전도 한류기는 초전도체와 기존 차단기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하이브리드 초전도 한류기였다.

해당 팀은 본래 154kV 이상 송전급만이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22.9kV 배전급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현대중·연세대팀은 손실이 거의 없고 154kV 이상 고전압 전기 절연에도 유리한 새로운 개념의 무유도 권선법을 개발해 적용, 향후 154kV급 초전도 한류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까지 확보했다.

이후에도 초전도 한류기에 대한 연구는 지속됐다.

먼저 한전 전력연구원은 2015년 ‘154kV급 초전도 한류기 시스템’을 고창전력시험센터 내에 구축하고 시험평가를 완료했다.

전력연의 154kV, 2000A급 초전도 한류기 시스템은 5만A 이상의 고장 전류 크기를 40% 이상 제한할 수 있게 제작됐다. 당시만 해도 세계 최고 수준은 미국에서 개발한 115kV, 900A급으로 전력연구원의 기술과는 비교하기조차 미안할 정도로 차이가 컸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서고창변전소 송전선로에 초전도 한류기를 연결해 계통연계운전을 개시하고, 154kV 계통연계 실증 운전과 성능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시험장도 갖추는 등 실용화에도 성공했다.

LS산전도 국내 유일 초전도 한류기 개발 기업으로 활동을 지속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초전도를 이용하지 않은 상전도 22kV 5000A 40kA급 한류기와 22.9kV 630A 12.5kA급 한류기를 각각 개발, 포스코와 한전 등에 적용했다.

지난해부터는 실계통 연계를 위한 MV급 초전도 한류기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 에너지 신기술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과제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22.9kV 2000A급 반파 한류형 초전도 한류기를 개발하고, 실계통에 적용하는 단계까지 예정돼 있다.

반파 한류형 초전도 한류기는 고장 전류의 반주기 이전에 한류하는 타입으로, 기술의 난이도와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

김민지 LS산전 박사는 “2000년 이후 개발한 6.6kV, 22.9kV급 초전도 한류기의 경우 기술구현에 초점을 맞춘 연구개발 과제였다면, 지난해부터 진행한 반파 한류형 기술 개발 과제는 사업화까지 고려한 것”이라며 “초전도 한류기의 가격은 초전도체와 극저온 냉각시스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2021년쯤 반파 한류형 초전도 한류기를 디지털 변전소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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