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연합(EU) 핵심국 간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이 나선다. 이들은 최근 러시아·아프리카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줄이고 유럽 중심부와 이베리아 반도를 잇는 LNG 전력 공급망을 확충하는데 합의했다.

프랑스와 스페인, 포르투갈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3개국 정상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세 나라는 앞으로 프랑스 남서부와 스페인 북부를 잇는 370㎞의 해저 전선을 비스케이만(灣) 해저에 설치하며, 2025년부터 운영된다. 이를 통해 프랑스와 스페인의 전력 교환량은 현재보다 2배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포르투갈은 잉여 전력을 타 유럽 국가로 수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전력망이 미비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EU는 공식적으로 회원국 간 에너지 상호 의존도를 높이도록 권장하고 있다. 전력 생산량의 최소 15% 이상을 이웃 국가와 전력망을 통해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EU는 이번 해저 전선 설치비용의 30%인 5억7800만 유로(약 7500억원)를 지원한다. 이는 EU의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그간 유라시아 대륙 서쪽 끝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한 탓에 유럽 내 전력망과 가스 공급망에서 소외돼왔다고 주장하며 프랑스와 EU에 에너지 전력망을 확충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이날 세 나라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유럽 에너지 공급원의 다변화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LNG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스페인 북부 카탈루냐 지방에 지하 가스 파이프를 설치해 유럽과 연결되는 LNG 공급망을 확충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이는 피레네 산맥에 이미 건설 중인 가스 파이프를 보완하는 것이다.

프랑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세 나라와 EU는 이베리아 반도와 프랑스를 잇는 가스관이 유럽의 에너지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유럽은 주로 러시아와 아프리카의 가스 공급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이 향후 LNG를 유럽에 수출하게 되면 포르투갈 남부 시네스 항구를 통해 공급하게 된다. 이 가스를 유럽 중심까지 보내려면 프랑스와 이베리아반도를 잇는 지하 가스관 설치가 필수적이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유럽의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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