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글로벌 공급망에 깊이 관여된 국가 피해영향 더 크다” 분석

미중 무역전쟁 최대 피해자는 당사자인 미국·중국이 아니라고 한국 등 개방경제 약소국가들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중 무역분쟁에서 최대 피해자는 ‘큰 나라(big players)’인 미국, 중국이 아니라 한국, 헝가리, 체코, 대만, 싱가포르 등 ‘작은’ 개방경제 국가들이라고 보도했다.

외국에서 원재료나 부품 등을 수입해 자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는 이른바 ‘글로벌 공급망’에 깊이 관여된 국가들이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다.

WSJ가 공개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번 무역전쟁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대만이 1위에 올랐으며 헝가리, 체코,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일랜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WTO에서 제공한 수치를 보면 대만은 수출의 67.6%가 글로벌 공급망에 노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헝가리(65.1%), 체코(64.7%), 한국(62.1%), 싱가포르(61.6%), 말레이시아(60.4%), 아일랜드(59.2%) 등의 순이었다.

WSJ는 이들 국가들이 2007~2008년 금융위기 당시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헝가리의 경제 생산량은 2009년 6.6% 감소했으며, 체코도 4.8% 감소했다. 대만은 수십년 만에 최대 불황을 맞았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한국, 싱가포르, 헝가리 등의 피해는 이미 수치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7.5% 하락했으며, 싱가포르 ST지수는 3.7%, 헝가리 BUX지수는 10.8% 떨어졌다.

반면 터키(41.0%), 미국(39.8%), 콜롬비아(37.9%), 브라질(35.2%), 크로아티아(34.0%), 뉴질랜드(33.3%), 아르헨티나(30.5%) 등은 글로벌 공급망에 노출된 비중이 낮은 국가로 분석됐다.

미국과 같은 경제 대국들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혼란이 있을 순 있겠지만, 상당수 부품과 원자재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점과 내수 등이 부분적인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 거시경제 전망 책임자인 아미트 카라는 “무역에 의존하는 작은 개방경제 국가라면 (무역전쟁에) 더욱 취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