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때 놀고, 일할 때 일하자는 정신, 이게 ‘워라밸’ 아닌가요”
신입사원이지만 퇴근 이후 운동,학원 등 즐겨, “일과 생활의 균형이 경쟁력 향상 원천”

“첫 직장이어서 사실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입사를 해보니까 회사 분위기도 좋고, 흔히 얘기하는 군대문화나 고리타분한 직장 내 관행 같은 게 없었어요. 지금 생활에 만족합니다.”

올해 4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조명전문기업인 말타니에 주임디자이너로 입사한 김재호 씨(27세)<사진>.

그는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 근처의 헬스장에 다니고 있다. 또 회화 학원에 등록해 영어도 배운다. 틈이 나면 스마트폰 앱을 이용,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 카페에서 영어로 대화도 나눈다.

입사 3개월째라고는 믿기지 않는 생활을 김 씨는 말타니에 들어오자마자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재(?)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삶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른바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 바꾼 요즘 직장의 달라진 모습이다.

“물론 이런 생활을 모든 직장인들이 누리지는 못합니다. 제 친구들 중에도 선배, 직장상사 눈치 때문에 퇴근조차 못하는 애들이 많거든요. 반면 저는 제 일을 열심히 하고, 업무가 끝나면 먼저 퇴근할 수 있으니까 다행이죠.”

사실 이런 생활은 회사의 조직문화와 관련이 깊다.

요즘 청년들의 구직 선택 기준 중 하나로 ‘일과 삶의 균형’이 꼽히고 있지만 기업이 선·후배 간의 규율과 조직에 대한 헌신을 요구한다면 워라밸을 꿈도 꿀 수 없는 게 대한민국의 직장문화다.

그러나 말타니는 자유로운 조직문화 속에서 청년들의 창의와 아이디어를 극대화하고 있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신입사원이든, 선배직원이든 누구나 자기 업무가 끝나면 퇴근이 자유롭고, 근무시간 이외의 업무지시는 최대한 자제한다.

또 임원과 직원 모두 근속연수에 따라 휴가와 포상금 등이 주어지고, 춘천연수원과 평창리조트 등 전국의 각종 휴양시설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복지제도도 운영 중이다.

놀 때 놀고, 일할 때 일하자는 정신이 이 회사가 ‘워라밸’을 실천하는 기준인 셈이다.

“밤늦게 회사 선배에게 카톡이 온 적이 있는데, 그 때 선배가 굉장히 미안해 하더라고요. 사실 별 내용도 아니었거든요. 그러면서 ‘이 회사는 말만이 아니라 조직문화가 진짜 이렇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말 잘 들어온 것 같아요.”

김 씨는 말타니의 이직률이 극히 낮은 것도 이런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앞으로 ‘워라밸’을 지향하는 기업문화가 더 보편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저도 그랬지만 이제는 연봉보다 워라밸이 직장 선택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겁니다. 외국에서 보듯이 워라밸을 보장하고, 직원과 그 직원의 가족들에 많은 신경을 쓰는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우리 말타니도 직원들의 ‘워라밸’을 통해 더욱 경쟁력을 높여서 대한민국 조명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앞으로 열심히 일을 배워서 그 과정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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