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다수 포함돼 美 소비자 직접 타격 예상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무역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KOTRA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약 500억달러(한화 약 56조4550억원) 규모의 대중 301조 관세 부과 리스트를 공개한 데 이어, 지난 10일 2000억달러(한화 약 225조8200억원)의 중국 수입 물품에 10%의 관세를 이르면 9월부터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된 부과 품목 중 현재 818개 340억 달러에 달하는 제품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리스트에는 약 6000개의 제품이 포함됐으며, 2000억 달러에 달하는 관세 대상 금액은 중국의 연간 대미 수입과 맞먹는 규모다.

미국 정부는 내달 20~23일 공청회를 거쳐 최종 관세 부과 확정 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리스트에는 지난 6일 발표된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던 소비재 제품이 다수 포함돼 있어 미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HS Code 02~ 97군까지 거의 모든 제품군이 포함되며 오직 06, 09, 13, 18, 30, 49, 61, 62, 63, 64, 66, 77, 92, 93, 95 군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보면, 직물은 포함되나 의류(61, 62, 63, 64군)는 미포함 됐으며, 식품은 주로 해산물과 야채 위주로 구성돼 있다.

또 식품, 핸드백, 모자, 가구 등이 해당되며, 자동차 부품, 냉장고, 진공청소기, 화장지 등에도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메리 러블리(Mary Lovely) 뉴욕 시라큐즈대(Syracuse University) 경제학 교수는 “관세 부과 시 미 소비자들은 이르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부터는 관세 부과에 따른 소비재 가격 인상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가장 많은 관세 부과 품목군은 화학 제품(1051개)이며, 그 다음으로 직물 제품 (935개), 식품 (925) 등 순을 기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관세 부과 품목 중 2017년 수입액이 가장 높은 제품군은 전자 장치, 가구 및 자동차 부품 등이며 수입액이 가장 높은 단일 품목은 핸드폰 장치, 데이터 프로세싱 회로판으로 확인됐다.

미국 화학 업계에선 관세가 원재료 가격의 상승을 야기해 결국 미 농업 및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기초 화학 물질을 공급하는 주요 국가이며, 관세 부과는 농약부터 사진 인화액까지 폭넓은 업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휴대폰 완제품은 관세 부과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 반도체 및 회로판 등 휴대폰 부품에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미국 휴대폰 수리 시장은 관세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이번 관세 부과 리스트에 추가된 스위치 및 라우터 제품은 유선 및 무선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으로 미국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등에 비용 상승을 초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도 비판적인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오린 해치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중국의 기술 이전에 대항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USTR의 이번 추가 301조 관세 부과 관련 발표는 무모하고 전략적이지 못한 조치이며 이는 미국의 대 중국 협상 레버리지를 제공하지 않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또 케빈 브래디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추가 관세 부과 의사 발표로 인해 미중 양국은 수년간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무역전쟁에 돌입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양국 정상이 만나 시급히 미중 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길 권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과세 부과 조치가 한국과 같은 제3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투자자 마크 모비우스는 “미중 통상 갈등으로 인해 한국의 기술 산업에 오히려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하며 “우리 기업은 이러한 기회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미국 수입업체들은 중국에 부과된 관세를 피해 대체 수입처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용 폭발물 생산 업체 A사는 이번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상승을 우려해 중국에서 수입 중인 일부 제품을 한국산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 중 이라고 밝히며, KOTRA 워싱턴 무역관으로 이와 관련된 조언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이 미국 관세에 대응하여 희토류 (Rare Earth Material)의 대미 수출 금지 조치로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 폰 및 TV등의 첨단 기술제품 및 무기제품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희토류는 현재 중국이 최대 생산국으로 미국도 중국산 의존도가 높다.

업계에선 중국이 예전 일본과 영토분쟁(2010년) 당시 희토류 수출 제한 실행 후 국제 희토류의 가격이 급등한 바 있어, 우리기업도 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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