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개선과 환경설비 교체·연료전환 등 석탄발전 장기간 가동 멈춰

내년부터 노후 발전소가 순차적으로 폐지되고, 성능개선과 환경설비 교체 등으로 석탄발전 20기가 장기간 가동을 멈출 가능성이 높아 전력수급 불안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발전5사는 에너지전환과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순차적으로 노후 석탄발전 10기를 폐지하고, 2022년까지 7조5000억원을 들여 환경설비를 보강해야 한다.

또 500MW급 표준석탄화력 20기의 경우 올해 보령3호기를 시작으로 탈황·탈질 등 환경설비 개선과 함께 효율개선을 통한 온실가스·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보일러, 터빈·발전기 등 발전설비 교체를 순차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20기 모두를 성능 개선해 발전소 수명을 10~15년 연장할지에 대한 정부 방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발전사는 이미 기재부 예타를 통과한 데다 향후 환경설비와 옥내저탄장 건설에 수천억 원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명연장 없이 그대로 발전기를 폐지할 경우 예산낭비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설비 교체만 해도 발전기 1기당 짧게는 2~3개월에서 길게는 1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특히 수도권 전력공급에 큰 축을 담당하는 남동발전 영흥화력 1·2호기의 경우 2022년 환경설비 교체가 예정돼 있는데 1년 정도 발전소 가동을 멈춰야 한다.

보일러, 터빈·발전기 등 발전설비까지 교체하는 성능개선 역시 1년 이상 걸린다. 이 기간 동안 발전기의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어 발전사들은 전력수급에 무리가 안 되는 선에서 순차적으로 설비 교체에 나설 것을 전력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최대한 교체시기를 앞당길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여러 발전소에서 설비 교체에 나설 경우 전력수급에도 문제가 크지만, 관련 업계에도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국내에 탈황·탈질·집진 설비 제조업체가 몇 군데 안 되고, 발전소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성능개선은 두산중공업밖에 할 수 없어 외국 업체에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5년 6월 한국중부발전과 함께 정부가 주관하는 500MW 표준화력발전소 성능개선 국책과제 수행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보령화력 3호기의 보일러, 터빈 등 주기기와 각종 보조설비의 설계에서부터 제작, 설치 및 성능보증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해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성능개선 공사는 노후화된 화력발전소 핵심 기자재의 성능을 최신 기술로 업그레이드해 발전소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 감축 등 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에너지전환을 위해선 석탄화력의 수명연장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 정부도 석탄화력의 연료전환 또는 폐지에 관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환경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환경설비와 옥내 저탄장을 건설하라고 하는데 수명이 10년도 안 남은 발전기에 수천억 원을 투자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고 기재부 예타도 통과하기 어렵다”며 “성능개선을 통해 10~15년 정도 수명연장을 해줘야 경제성이 있고, 향후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백업전원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전력수급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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