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 센터장 “한전이 에너지코인 발행하는 제2의 금융·화폐 발행기관 될 수도”
블록체인 패러다임을 전력·에너지 시장에 결합해 에너지 분야에 새로운 ‘디지털 자산’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에너지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함으로써 한전이 ‘에너지 코인’을 발행하는 제2의 금융·화폐기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연구센터장(사진)은 4일 열린 ‘제2회 스마트그리드포럼’에서 ‘블록체인패러다임과 에너지산업’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센터장은 “이제 블록체인이 과연 좋은지 나쁜지를 검증하는 시기는 지났다. 무조건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 중앙집중형의 기존 모델에서 시장의 각 주체들에게 권한을 주고, 신뢰하는 분산형 구조로 바뀌는 파괴적 혁신이 블록체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컴퓨터의 집합체’에 비유했다. 개별 서버 등을 갖추고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모든 작업(프로세스)이 한 대의 컴퓨터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자유롭게 데이터를 공유하고,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박 센터장은 “이전까지 중요하게 생각했던 네트워크(망)의 개념이 블록체인 패러다임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어차피 하나의 컴퓨터이기 때문”이라며 “분산된 네트워크의 컴퓨팅 자원을 모아 거대한 연산능력을 확보하고, 작업을 처리·검증하는 블록체인의 응용분야는 우리 삶 모든 영역(everything)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이더리움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의 핵심 기능으로 ▲암호화폐 발행 ▲스마트계약 ▲스마트자산 ▲탈중앙화된 자동화조직 등 4가지를 꼽았다. 특히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저장하고, 지불의 수단이 될 암호화폐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에너지 분야가 블록체인의 영역으로 하루 빨리 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박 센터장은 “한전전력연구원 등과 블록체인 기술을 에너지산업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블록체인 패러다임을 전력거래에 접목하면 한전은 ‘에너지 코인’을 발행하는 제2의 금융·화폐 발행기관이 될 수도 있다. 전기차 충전, 프로슈머 P2P 전력거래 등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회장 구자균)가 서울 삼정호텔에서 개최한 ‘제2회 스마트그리드 포럼’에는 구자균 회장,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부회장, 백기훈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회장, 이미향 KT 상무 등 업계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구자균 회장은 “에너지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점점 더 복잡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맞춰 회원사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이끌어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