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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이해 부족…방사선의공학 성장 ‘발목’
원자력의학원・서울과기대 추진 ‘방사선의공학 혁신센터’ 답보
서울과기대, 방사선연구 제외 요구…단순 사무기능 수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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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의학원(의학원)과 서울과학기술대학교(서울과기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방사선의공학 혁신센터’(센터)가 방사선에 대한 편견에 가로막혀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과기대가 방사선의공학 혁신센터의 본래 취지와 다르게 방사선 연구를 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4일 의학원에 따르면 서울과기대가 지난 5월 초 양 기관 간의 ‘공동연구 업무제휴 협약서’(양해각서)에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실험 및 방사성 의약품 제조 등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삽입할 것을 요청했고, 의학원은 이 같은 조항이 포함될 경우 센터가 단순 사무 기능만 수행하게 된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이를 거부했다.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연면적 4200㎡ 규모로, 지하 1층에는 전기·기계실과 함께 사이클로트론(cyclotron, 이온 가속장치) 기반의 중성자 조사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의학원 내 유휴부지가 부족해 인접한 서울과기대의 테크노파크 부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의학원과 서울과기대 양 기관은 2016년 12월 원자력정책연구사업으로 ‘방사선의공학 산업의 실태조사와 미래발전 방안 연구’를 수행한 이후 큰 불협화음 없이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센터 구축사업 관련 책임자가 바뀌면서 사업이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의학원 관계자는 “한국비파괴검사학회 부회장과 미래창조과학부 자문위원을 역임한 박익근 전임 연구산학부총장은 방사선 연구에 대한 이해가 깊어 의학원과 서울과기대 간의 상호협력을 위한 가교역할을 담당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11월 임명된 신임 연구산학부총장은 일부 교수들의 의견에 따라 방사선 이용 시설이 학교 부지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학원에서도 사이클로트론 2대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의 필요성과 방사선의 안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설명해왔지만, 방사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학원은 방사선의공학 혁신센터 구축사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방사선의공학 기술 개발 인프라 제공 ▲방사선의공학 혁신 플랫폼 기술 개발 ▲3대 핵심기술 개발 ▲방사선의공학 연구 네트워크 구축 ▲방사선의공학 산업 육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3대 핵심기술로 방사선 반응 진단 바이오칩과 중성자 기반 스마트 이미징, 방사선치료용 로봇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문제는 서울과기대의 요구에 따를 경우 방사선 차폐 시설이 필요한 중성자 기반 스마트 이미징과 방사선치료용 로봇 등에 관한 내용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센터를 구축해도 ‘팥소 없는 찐빵’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성자 기반 스마트 이미징은 ▲광물 시추 및 측량 ▲화학무기 식별 ▲고대·희귀 생물 연구 ▲엔진 성능 연구 ▲대형선박 용접부·재료 검사 등에 이용되며, 방사선치료용 로봇은 ▲첨단 전립선(전립샘)암 치료법인 ‘브라키세러피’(brachytherapy) 수술로봇의 국산화와 수출 ▲두경부암 치료용 방사선원 이식을 위한 유연형 로봇 기술개발에 활용된다.

또 방사선 산업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는 시기에 센터 구축 사업 추진이 지체되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한국방사선진흥협회에 따르면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방사선 활용범위가 확대되면서 세계 방사선 시장 규모는 2011년 172조원에서 2020년 464조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방사선 시장 중 방사선의공학 분야인 방사선 소재와 기기의 비중이 75%로 가장 크며, 성장폭도 가파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방사선 시장 무역 규모도 같은 기간 63조원에서 168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수출유망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방사선의공학 산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방사선 시장 규모는 2011년 4조2000여억원에서 2014년 5조2000여억원으로 증가했다. 노령화 사회 진입과 의료산업 활성화로 방사선 진단과 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규모는 확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현 경희대 원자로센터 센터장은 “전국에 방사선에 특화된 전문대가 20개 이상이 되며, 방사선 관련 프로그램이 절반 정도 차지하는 원자력공학과 16개가 개설됐다”며 “자연 상태에서도 연간 3mSv(밀리시버트)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법적 안전 기준은 자연방사선의 1/3 수준인 연간 1mSv로, 방사선 이용 시설을 운영하려면 적합한 자격증을 보유한 안전관리 책임자가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선 이용시설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방사선에 무지하거나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작성 : 2018년 07월 04일(수) 09:18
게시 : 2018년 07월 06일(금) 09:36


조재학 기자 2jh@electimes.com        조재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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