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1975년 아이슬란드의 여성총파업, 올해 3월 8일 스페인 여성 동맹파업에서 나온 구호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여성총파업 당시 여성 노동자의 90%가 직장에 가지 않거나 가사노동과 육아를 거부하며 성평등을 요구했고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지난 7월 1일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여성소비총파업’ 운동이 벌어졌다. 하루 동안 소비와 지출을 중단하면서 여성인구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성차별 철폐를 촉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같은 운동이 촉발된 것은 ‘핑크택스’와 같이 여성용 물건에 더 비싼 가격이 매겨지는 현상을 꼬집고 성불평등을 완화하자는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다.

핑크택스란 여성용 물건에 더 비싼 가격이 매겨지는 것을 말한다. 2015년 뉴욕시 소비자보호국이 24개의 온·오프라인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80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여성용’ 꼬리표가 붙은 제품이 더 비싼 경우가 42%, 가격이 같은 경우는 40%, 남성용이 더 비싼 제품은 18%였다.

영국 언론도 당시 제조업체와 성능, 규격이 같은 제품을 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는데 여성용 제품이 ‘여성용’이라는 이유로 최대 2배까지 비쌌다.

문제는 여성용과 남성용의 차이가 단지 제품 색깔의 차이였다는 것이다. 핑크색과 파란색의 간극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6월 25일 청와대 국민청원란에는 ‘Pink Tax를 아십니까’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글은 이렇게 지적한다.

‘핑크 택스를 아십니까? 최근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갔더니 여성은 18000원 남성은 12000원이랍니다. 여성이란 이유로 기장과 스타일이 남성과 별 차이가 없는데도 6000원이나 더 내야했습니다. … 여성 커트는 4.4만원 남성 커트는 2.2 만원인 곳도 있습니다. 미용사분께 물어보니 사실상 머리가 길면 더 자르기 쉽다고 합니다.’

여성들이 계속해서 이런 문제를 지적해나간다면 기업들은 해명을 하거나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단순히는 여성 소비파워가 남성을 앞지르고 있어서다.

최근 여성 1인 청년가구(25~39세)의 월 평균 소비지출(125만원)은 남성의 110만원을 넘어섰다. 여행업계에서는 여성 고객이 남성 고객 비율을 훌쩍 넘는다.

패션, 화장품 업계에서만 국한하던 여자들의 소비가 남성의 것을 추월하고 있는 것이다. 또 길게 보더라도, 세상의 반을 차지하는 이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기업 이윤추구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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