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혁 한전경제경영연구원 신산업연구팀장
박민혁 한전경제경영연구원 신산업연구팀장

4차 산업혁명 기술 발달에 따라 모든 것이 연결되고(초연결화) 지능적인 사회(초지능화)로 변화하고 있다. 초지능화의 주역인 빅데이터는 과거보다 큰 규모의 데이터를 활용해 작은 규모의 데이터로는 불가능했던 통찰이나 새로운 형태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혁신의 생태계를 조성해 가고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에서 보았던 절대반지의 힘처럼 데이터가 산업 곳곳에 자리를 잡고 생태계 조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데이터의 귀환(?)에 따라 전력산업에도 유틸리티들이 디지털 유틸리티로 변신이 촉진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술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추출, 가공, 저장, 분석이 용이한 환경이 혁신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틸리티는 새로운 자원인 데이터의 수집 운송 저장 분석을 위한 플랫폼을 어떤 경로를 통해 구축해야 하는가? 첫째 유틸리티가 자사 환경에 맞는 데이터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다. 이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고, 구축과 효과 검증에 긴 시간이 소요되나 전력산업 생태계에서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기업들이 아직까지 소수이므로, 플랫폼 구축에 대한 역량을 키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파트너쉽에 의해 기 개발된 플랫폼을 활용하여 기업환경에 맞는 플랫폼을 도입하는 것이다. 자체 개발보다 적은 투자와 빠른 시간 안에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고 스타트업과 파트너쉽을 할 경우 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플랫폼을 신속하게 개발 가능한 장점이 있다. 셋째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이다. 이는 유틸리티 고유의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정 응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안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이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및 관리 툴을 활용하여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기간 내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플랫폼 구축이 어렵고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제공하는 솔루션에 국한되어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있다.

전통적으로 유틸리티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였지만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이 보다 민첩하고 혁신적인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그간 경험하지 못한 경쟁 위협에 직면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틸리티가 디지털 경제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운영노하우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핵심역량 확보 및 플랫폼 구축 등 아키텍처 현대화 작업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가치 창출을 추구해야만 한다. 데이터가 귀환하여 중심이 되고 있는 디지털변환의 시기, 유틸리티는 그간의 성공체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핵심역량을 쌓아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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