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이 지난 7월부터 석유 생산량을 일평균 100만 배럴 늘리기로 뜻을 모은 가운데 러시아가 올해 말 새로운 생산량 합의를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알렉산드로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9년 생산량에 대해 이미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는 올해 말까지 새로운 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정의 개념적 틀은 오늘 회의의 모든 참가자들에게 공유됐다”며 “각국은 그것에 대해 연구하거나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국 대표들은 이번 회의에서 오는 7월 1일부터 석유 생산량을 일평균 100만 배럴 늘리는데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르면 당초 일평균 생산량을 150만 배럴 늘리자고 주장했던 러시아는 하루 20만 배럴을 증산할 계획이며, 이번 합의는 올해 말까지 유효하다.

러시아 측은 이번 합의에 불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노바크 장관은 “우리가 가진 생산 메커니즘은 매우 유연하고 미래에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결정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9월 열리는 산유국들의 점검 회의에서 새로운 합의 초안이 검토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비(非) OPEC 산유국을 대표하는 러시아는 2019년 석유 생산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행정부가 최근 산유국들의 감산 담합을 비판하고 있으며, 최대 산유국 사우디가 증산에 찬성하고 있어, 산유국들이 러시아의 새 합의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산유국들은 지난해 1월부터 하루 180만 배럴의 감산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와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생산량 감소 등으로 실제 감산 규모는 계획보다 100만 배럴 많은 280만 배럴에 달했다. 러시아와 사우디 등이 가격 급등을 우려해 증산을 주도하고 나선 배경이다.

한편 산유국들이 이번 회의에서 100만 배럴 증산 결정을 내렸지만, 하반기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등이 시행되면 실제 생산 증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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