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통의 공자가문의 술, 논어(論語) 속 공자도 술 즐겨
이름 비슷한 ‘공보가주’는 법원 가처분신청 통해 시중판매 어려워

공자(孔子)가문에서 내려오는 전통주가 있으니 바로 공부가주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부를 잘 하려면 술을 멀리하라 했거늘, 공부의 신(神)이라 불리는 공자의 가문에 내려오는 술이 있다니 의외긴 하다. 하지만 제자들이 공자의 행적을 기록해 놓은 논어(論語) 향당편(鄕黨篇)에는 놀랍게도 공자의 주량이 무량(無量)이라고 나온다.

논어에 따르면 공자는 주량이 따로 없을 정도로 술을 잘 마셨으나, 결코 흐트러지는 법이 없었다. 이런 공자의 집안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술이 공부가주다.

공자의 고향인 중국 곡부에서 만들어진 공부가주는 공자의 제사를 위해 후손들이 가양주로 만든 술이었다. 처음에는 양조주로 제조하다가 증류기술이 도입되면서 증류주로 바뀌었다.

역사기록을 보면 청나라 때 건륭제가 공부가주를 마시고 마음에 들어했다는 내용이 남아있다. 건륭제 이후 공부가주 제조법이 곡부의 여러 술도가로 퍼지게 됐다.

1900년에 ‘홍수원소과’, ‘의화순소과’ 등과 같은 양조장에서 근대적 생산이 시작됐고 1958년 곡부의 여러 양조장을 통합하면서 현재 공부가주 공장이 만들어졌다.

공부가주는 수수, 밀, 찹쌀, 입쌀, 옥수수, 보리, 완두 등을 원료로 제조된다. 재료들을 찐 후에 누룩을 섞어 발효, 3~10년의 항아리 숙성과정을 거친 뒤 완성된다. 투명한 색이며 달달하고 화사한, 파인애플향이 난다. 알콜 함량은 39% 정도로 32% 도수의 제품군 등도 있다.

공부가주는 지난 1984년 중국 공자문화축제 전용술로 선정됐고, 2001년엔 중국 10대 명주(名酒) 가운데 하나로 지정됐다.

한편 공부가주와 이름이 비슷한 ‘공보가주’도 있다. 이 술은 공부가주와는 연관이 없는 술로, 최근 공부가주를 수입하는 국내 상표권자 KFJ가 공보가주 상표권자인 금용을 상대로 법원에 공보가주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난 6월 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재판장 구회근 수석부장판사)는 “공부가주는 중국에서 공자 가문의 술로 널리 알려진 것으로 미루어, 소비자가 출처를 오인할 수 있는 공보가주를 수입·판매하지 말라”며 공부가주 상표권자인 KFJ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한 바 있다. 앞으로 공보가주는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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