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이 선순환 구조를 이어가지 못해 실패한 사례를 연구한 결과물이 있다.

이 결과물에 따르면 기업의 실패원인은 크게 시장점유율 패러독스, 생산성 향상 패러독스, 연구개발 패러독스 등으로 구분된다.

시장점유율 패러독스(Market share Paradox)는 판매와 시장점유율 제고에만 집중해 현재 매출액은 높지만 정작 이윤은 내지 못하는 사례다.

한 때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대규모 적자를 냈던 2000년대 후반의 GM이 이런 사례에 포함된다.

생산성 패러독스(Productivity Paradox)는 단기적으로 생산성,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다음 세대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 소홀해 이후 성장을 담보하지 못한 경우다.

연구개발 패러독스(R&D Paradox)는 기업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에는 성공했으나 연구결과물이 시장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 최근 OECD 통계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종업원 250인 미만 업체를 대상으로 한 한국 정부의 R&D 지원금은 17억1000만달러(약 1조8300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이는 구매력지수(PPP)를 반영한 것으로, 지원금 규모만 놓고 보면 미국(32억91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독일(11억3600만달러) 영국(6억3600만달러) 일본(2억100만달러) 보다 많다.

이렇게 많은 R&D 지원금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성과는 변변치 못한 실정이다.

혁신성 제고와 R&D 저변 확대라는 질적, 양적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대한민국 중소기업은 연구개발 패러독스(R&D Paradox)의 덫에 빠져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김기웅 연구위원은 최근 연구결과에서 “우리 정부의 중소기업 R&D 지원은 미국 SBIR 프로그램의 Ⅰ단계와 같은 기술적 탐색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R&D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추격형 기술혁신 패러다임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를 위한 추격형 기술혁신을 바란다면 지금과 같은 R&D지원도 나쁘지는 않지만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지위를 확보하려면 지금과는 다른 R&D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지원금을 통해 숱한 특허를 만들어냈지만 정작 시장에서 팔릴 만한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지 못했다면 그 R&D는 실패다.

지금 이 시간 자신의 기업이 연구개발 패러독스(R&D Paradox)의 덫에 빠져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보자.

만약 그렇다면 지금 당장 귀사의 연구소장을 교체하라.

윤정일 디지털뉴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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