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술 에경연 선임연구위원 ‘제8회 KEPIC 성능시험 워크숍’서 주장

김경술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5일 열린 ‘제8회 KEPIC 성능시험 워크숍’에서 ‘남북교류와 전력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술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5일 열린 ‘제8회 KEPIC 성능시험 워크숍’에서 ‘남북교류와 전력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남북 전력협력에 앞서 방향성 설정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김경술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8회 KEPIC 성능시험 워크숍’에서 ‘남북교류와 전력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했다.

최근 남북 간의 평화무드 조성과 함께 경제적 협력이 활발하게 논의되는 추세다. 이와 함께 북한의 산업성장을 위해 노후화된 전력설비를 개량하 위해서는 통합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남북 전력산업 환경의 차이를 극복하는 한편 접근하기 위한 방향성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후 진행될 남북 회담 등에서 언제든지 전력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되고 합의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우선 전기를 공급하는 정책의 차이 탓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김 연구위원은 전했다.

북한의 경우 당국이 전력을 생산해 사실상 무상배급하는 시스템이다. 요금을 내고 전기를 이용하는 유효수요가 거의 없다는 것. 이는 전기요금을 통한 투자비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대규모의 설비투자를 정부가 모두 부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민간의 투자가 절실한데, 이들이 그동안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투자비 회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사업모델 구상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 연구위원은 기존 설비의 개보수와 신규 건설 간 방향성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도 화력‧수력 발전소 등 다양한 설비가 건설돼 있지만 설비 노후화 등으로 인해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먼저 화력발전소의 경우 중국과 구소련의 기술에 의지하고 있는데, 41~50년 정도 된 낡은 발전소가 52.5%로 절반 이상이고 50년 이상 된 것도 13.6%에 달한다. 이처럼 노후된 설비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중국과 구소련의 기술지원이 중단돼 기술‧부품부족 등으로 적정 유지관리가 어려운 상황에 무리한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전했다.

수력발전소도 35기가 건설돼 약 655만kW 수준의 발전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1989년부터 북한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터빈을 채용, 전체 수력발전설비의 26.1% 정도인 171만2000kW 설비에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잦은 고장과 출력 부족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배전망 역시 부실화가 심각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계통이 낡고, 용량이 부족할 뿐 아니라 장거리 송전 탓에 손실이 30% 수준으로 높다. 학계에서는 적게는 20%, 많게는 50%까지 손실률을 예측하고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전했다. 전압조정도 어려워 전력난을 가중시키는 실정이다.

이 같은 총체적인 부실 아래 설비 신규건설과 개보수 간 효율적인 방안마련을 고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장 북한의 에너지 믹스와 가스발전 도입 문제, 대북송전과 현지 발전 간 적절한 대응책 등 다양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김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추후 남북회담 등에서 남북 간 전력협력에 대해 언제든지 논의될 수 있는데 이런 것에 대비한 사업모델을 다양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를 포함한 산학연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조율된 구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전기협회는 전력연구원, 에네스지와 공동 주관으로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제8회 KEPIC 성능시험 워크숍’을 개최했다. ‘성능시험 현안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번 워크숍은 변화하는 전력산업의 방향을 바로 보는 한편 현장의 사례와 대응방안을 다양한 주제와 실무 응용사례로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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