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역대급’ 이벤트가 폭풍처럼 불어 닥쳤던 한 주가 지났다.

먼저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선 김정일 북한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간 발목을 잡았던 과거를 이겨내고 왔다’고 말한 김 위원장의 말처럼 북미 양국은 어려웠던, 그리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여정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이 미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51%가 ‘트럼프가 대북협상을 잘 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위험이 낮아졌다고 대답한 이들도 39%나 됐다. 극심했던 반대 여론이 찬성 쪽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북미회담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칭찬도 많았다.

이러한 호감은 이튿날인 13일 표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여당은 이날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기초단체장 226곳 중 151곳을 독식하며, 말 그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참패한 야당은 지도부 사퇴 등 극심한 후폭풍을 겪는 중이다.

한편 14일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경제의 시름이 깊어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한 모양새다.

북한발 리스크가 줄었다는 점은 우리에게 호재임이 분명하지만, 지금은 큰 일을 치른 뒤 탈이 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국민들이 정부에 ‘대놓고’ 힘을 실어준 만큼 더욱 무거운 책임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잔치는 끝났고, 본 게임은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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