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완창판소리 2018년 상반기 마지막 무대 ‘정신예의 심청가-동초제’가 오는 23일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정신예는 제1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 대상과 제19회 남도민요 전국경창대회 명창부 대통령상을 받으며 명창 대열에 오른 중견 소리꾼이다.

고(故)오정숙 명창으로부터 동초제 판소리 다섯 바탕 전체를 사사하며 전통 판소리 계승에 전력해 온 그는 발음이 정확하고 상청(고음)과 진계면(단조 계열의 슬픈 선율) 성음이 남다르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신예는 과거 국립창극단 객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던 도중, 오정숙 명창과 함께 산으로 들어가 소리를 연마하기 시작했고 스승이 작고하자 돌연 미국 하와이로 거주지를 옮겼다.

미주 지역에서 해외 교민들을 대상으로 판소리 보급 활동을 펼치고, 다수의 해외 공연 참여를 통해 세계인에게 한국의 소리를 전파해 왔다.

국내에서는 오정숙 명창 추모 공연 등에 잠깐 모습을 내비칠 뿐, 개인 완창 무대를 잘 선보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 그의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가 더욱 값지다는 게 국립극장 측의 설명이다.

이번 공연은 30여 년간 꾸준히 갈고닦아 온 그만의 소리세계를 보여주기 위한 정신예의 완창 첫 데뷔 무대다.

정신예는 다른 스승에게는 소리를 배우지 않고 오직 스승인 오명숙 명창에게만 다섯 바탕을 전부 배웠다.

이렇듯 한 스승에게 같은 ‘제’로 전 바탕을 사사하는 것은 판소리계에서는 꽤 드문 일이다.

마지막까지 오정숙 명창의 곁을 지킨 전수자이자 애제자로 잘 알려진 정신예의 우직함과 굳건함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공연에서 정신예 명창이 부를 동초제 ‘심청가’는 김연수 명창이 여러 소리의 장점을 취해 새롭게 발전시킨 유파로, 판소리의 연극적 성격을 보다 확대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김연수에게 다섯 바탕을 배운 이는 오정숙이 유일하고, 오정숙은 그 다섯 바탕 모두를 정신예에게 전수했다.

동초제는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사설이 정확할 뿐만 아니라 판소리 너름새(발림, 동작)가 정교하고 붙임새(선율과 리듬의 표현방식)가 다양하다.

동초제판소리보존회 이사로서 국내외에서 소리의 맥을 올곧게 이어온 정신예는 자신의 장점인 탁월한 감정 표현과 정확한 사설을 살려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국립극장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 정신예는 “동초제는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기쁨과 슬픔을 표현해야 하는 어려운 사설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연습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명고 김청만·이태백이 고수로 나서고, 해설과 사회는 국립창극단 김성녀 예술감독이 맡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8~9시간까지 완창하는 무대다.

국립극장에 따르면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박동진 명창을 비롯해 성창순·박송희·성우향·남해성·송순섭·안숙선·신영희 등 당대 최고의 명창들만이 올랐던 꿈의 무대다.

지금까지 34년 동안 공연되며 소리꾼에게는 최고 권위의 판소리 무대를, 관객에게는 명창의 소리를 매달 접할 기회를 제공해왔다.

2018년 상반기 완창판소리는 국악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판소리의 매력을 알리고 있는 스타 명창부터 수많은 완창 경험을 가진 고희의 명창까지 두루 출연, 이들이 지닌 다양한 소리 역량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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