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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분석(12)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립시 중간저장과 영구처분 분리해 추진
국내 원전 방재대책 全無,최소한의 실질적 방재대책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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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격납건물 내부철판(CLP) 부식과 콘크리트 공극 등 부실공사 의혹,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원자로 폐기물 매각,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원자력 안전관리 총체적 부실 등 최근 원자력계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시민사회와 환경단체만 원자력계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원자력계 내부에서도 자정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중 대표주자인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을 만나봤다.


“저는 탈핵·탈원주의자가 아닙니다. 원자력을 공부한 사람으로, 원자력 산업계 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은 원자력계 내부에서는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원자력을 죽이는 행위’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원자력계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위해를 가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원자력계가 한쪽으로 편중돼 있어 중간에 있는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저는 원자력 사업계에서 일도 하고, 벤처도 운영했습니다. 또 원자력 학위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외부로 소외당하는 계기가 있었는데, 제게 주어진 역할이 사라졌습니다. 환경단체에서는 원자력 전문지식이 필요했고, 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유대관계가 형성된 것이 환경단체 편이 된 것은 아닙니다. 원자력 산업계가 저를 내쳐버렸고, 환경단체가 외연을 넓혀온 것입니다. 저는 엔지니어입니다. 원자력공학과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탈핵을 말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원자력을 잘못된 학문이라고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한 소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재검토’에 관해서도 제언했다. 원자력발전소(원전) 내 임시저장시설(건식저장시설) 추가 건립을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 등과 분리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시저장시설과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장을 하나로 묶어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번에 공론화를 진행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큰 손실을 초래합니다.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 건립은 분리해서 추진해야 합니다. 다만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가치 기준을 국민과 생명에 둬야 합니다.”

그는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건립이 묘연할 경우 특단의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원전본부가 일시에 가동중지되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빛원전의 경우 2023~2025년이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됩니다. 한빛원전 6기가 한 번에 가동중단된다면 국가적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확실한 대안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2년마다 한 기씩 가동중단하는 고육지책도 필요합니다. 발전량에 따리 지급되는 지역지원금이 줄면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별도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데, 그 시점을 놓쳐 안타깝습니다.”

한 소장은 원자력 산업계를 살리기 위해 원전수출에 몰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먼저 ‘안전’이라는 국민적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유 안전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자력 안전도 패션산업처럼 유행에 휘둘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내진 강화, 중대사고, 다수호기 확률론적안전성평가(PSA) 등 유행처럼 좇아가고 있습니다. 그보다 격납건물·콘크리트·계통 안전성 확보, 안전검사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방법 등 기술안전성을 높여나가야 합니다. 원자력계도 한정된 자원으로 운영됩니다. 고유안전성을 길러야 합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위해선 ‘수신’이 우선입니다. 원전수출 이전에 국내 원전의 고유 안전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는 방재안전대책도 실질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국내 원전 방재대책은 실질적인 대책은 전무합니다. 원전사고가 발생하면 사람이 최우선 가치입니다. 그런데 방재대책은 비상대피구역(EPZ) 밖에서 병원 운영, 인프라 구성 등 다분히 형식적입니다. 인명은 전혀 반영돼 있지 않습니다. 원전지역의 10년간 기상통계를 보면 계절별, 주야별 일정 패턴을 가집니다. 지역주민들에게 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 원전사고 시 대피방향을 숙지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실질적 방재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작성 : 2018년 06월 14일(목) 09:48
게시 : 2018년 06월 15일(금) 09:20


조재학 기자 2jh@electimes.com        조재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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