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회담 종결,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 이어 역사적인 합의문 채택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에서 냉전과 분단을 해체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한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과 검은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분(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0시4분)께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인사를 나눈 뒤 단독회담장으로 이동했다. 두 정상의 악수는 약 13초간 이어졌다.

두 정상은 단독회담 시작 전 미디어 앞에서 사전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을 자신했고, 김 위원장은 과거 관행 극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오늘 회담은 성공적일 것이며, 좋은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만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환한 미소를 보인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은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의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관행들이 때로는 눈을 가리고 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지난 수십 년간 북한 비핵화를 비롯한 북미 간 일련의 갈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50분가량 단독회담을 가진 후 오전 9시56분께 장소를 옮겨 확대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앞서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확대 정상회담 시작을 예고했었다.

확대 정상회담에는 정상 외에 3명의 참모가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존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압박의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북한 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김 통전부장은 이번 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한 인물이다. 지난 1일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비핵화 의지를 더욱 직접적으로, 확실하게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발목을 집요하게 붙잡던 과거를 과감하게 이겨내고 뛰어넘어 이 자리에 모였다”며 “훌륭한 평화의 전주곡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만남을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해보지 못한, 물론 그 와중에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난 함께 훌륭한 출발을 한 오늘을 기회로 과업을 시작해볼 결심이 서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발언 중간에 “동의한다”고 말했으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이어받으며 “만나 뵙게 돼 영광이다. 우리는 함께할 것이고, 또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을 종료 후 오전 11시50분께부터 업무 만찬을 시작했다.

당초 예정보다 20분가량 회담이 더 진행된 셈이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단독회담부터 확대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총 2시간 넘게 대화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인사를 나눈 후 단독회담을 위해 걸어가면서 통역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회담을 SF 영화에서 나온 판타지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농담을 건네며 어색함을 풀려고 노력했다. 그 말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두 나라의 통역사도 웃었다. 또한 단독회담이 종료된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아주 좋아”라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마친 뒤 역사적인 합의문을 채택, 서명식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광징히 광범위한 내용"이라고 했고, 김 위원장은 새 출발 알리는 서명"이라면서 "중대한 변화를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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