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석탄 화력을 기반으로 한 일자리 회복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AP통신과 다수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릭 페리 에너지 장관에게 석탄화력과 원자력 발전소의 개방유지를 위한 지원을 취할 것을 지시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역시 성명을 통해 "석탄 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가 퇴출당하면 국가 전력공급 체계가 저해되고 탄력성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원들을 잃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에너지 공급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의도적인 공격과 자연재해로부터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전, 경제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태양광, 풍력과 같은 청정 에너지 대신 석탄 화력발전소를 지원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에너지업계 역시 석탄화력 등을 지원하는 조치는 전력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명령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에 나왔기 때문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지역 송전업체에 국가 에너지 공급 극대화와 국방 강화를 위해 석탄 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2년간 매입하도록 해야 한다. 만일 에너지부가 이 조치를 시행한다면 연방정부가 에너지 시장에 개입하는 초유의 사례가 된다.

AP통신은 그들이 입수한 트럼프 행정부 문건에는 석탄 화력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가 재생에너지·천연가스와의 경쟁에서 밀려 추가로 조기 퇴출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더해서 해당 발전소의 환경 관련 법 준수 의무를 면제하고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전력 시장을 왜곡,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켜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미 패럴 미국풍력협회 부회장은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가 질서정연하게 물러난다면 전력공급은 비상상황을 맞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정부의 계획을 “비상 권한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납세자들에게 경제성 없는 발전소를 구제하도록 강제하는 것에는 어떤 정당성도 없다”며 "기존 석탄·원자력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전례 없이 에너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소비자들을 다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최대 민간 석탄 회사인 머레이 에너지사의 회장인 로버트 머레이는 백악관의 발표를 환영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석탄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비상조치를 모색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수 천 명의 해고를 막고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펼쳐왔다. 그는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의 전력공급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값싼 전기와 국방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만일 이 계획이 시행된다면 미국 에너지부는 전쟁 또는 자연재해에 대비해 연방 전력법과 국방생산법에 규정된 비상권한을 동원해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 지원을 시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의 퇴출이 연기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연방에너지감독위원회'는 앞서 지난 1월 페리 장관의 비슷한 요청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당시 위원회에서는 석탄 발전소의 퇴출이 과거에나 미래에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협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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