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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of Utility : (9)에너지 전환비용과 국민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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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한전 경제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에너지 전환의 핵심 : 비용과 국민적 합의
2016년 ‘제5침공’(원작명 ‘The 5th Wave’)이라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한편이 개봉되었다. 중고등학생 또래의 여주인공이 외계인의 지구침공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생이별한 어린 동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다소 진부한 소재일 수도 있는 영화였으나 에너지 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써 주목할만한 내용이 한 가지 담겨 있었다. 외계인은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총 5가지의 지구침공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데, 그 첫번째가 바로 지구의 모든 전기를 차단하는 것이었다. 지구상에서 모든 전기가 사라짐으로써 물과 통신이 차단되고 교통수단이 사라지면서 지구가 어둠에 휩싸이게 된다.
그렇다. 전기로 대표되는 에너지는 인류 현대문명을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에너지는 조명, 수도, 난방 등 필수적인 공공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교통, 치안 등과 같이 생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어서도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안정적이고 경제적이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확보야 말로 인류의 발전을 위해 전 지구촌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 중 하나라고 하겠다. 이러한 인식 하에 21세기 들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기 시작했으며, 지난 해부터 우리나라도 그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올 3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와 함께 전 세계 114개국을 대상으로 에너지 시스템을 분석하여 국가별 에너지 전환 지수(Energy Transition Index, ETI)를 발표하였다. 현재 에너지 시스템의 수준과 미래 에너지 전환을 위한 준비 수준 등 두 가지를 큰 축으로 9개 항목 40개 세부 지표를 평가하여 국가별 순위를 공개하였다. 여기서 한국은 114개국 중 49위를 차지하여 도약국(Leapfrog countries)으로 분류되었는데, 그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미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하겠다. 먼저, 우리나라는 에너지시스템의 안전 및 접근성, 제도 및 거버넌스, 인프라 및 혁신적 사업환경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특히, 전화율(電化率), 전력공급품질, 전력공급관련 법제도 항목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였다. 반면, 초미세먼지 농도, 1인당 CO2 배출량, 에너지 집약도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환경적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으며, 높은 석탄발전 비중과 낮은 재생에너지발전 비중 등 에너지시스템 구조 측면에서도 추가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세계경제포럼의 평가가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올바른 방향성을 보여주었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점들의 해결방안은 ‘재생에너지’와 ‘수요관리’ 두 가지 이슈로 귀결된다고 하겠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초미세먼지 농도와 CO2 배출량, 석탄발전 비중은 낮아질 것이며, 에너지 효율개선 등 수요관리를 통해 에너지 원단위(energy intensity)와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점차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현 정부들어 추진되고 있는 에너지 정책은 이러한 방향성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어 일관성 있게 추진된다면 우리나라도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시스템을 확보하는데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비용이다. 경제학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 중 하나로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정책이든 그 효과를 얻고자 한다면 반드시 비용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경구라고 하겠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 모범국가로 불리는 독일의 경우에도 2000년부터 2017년 기간 동안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는 성공하였지만 주택용 및 산업용 전기요금 또한 각각 109%, 183% 상승하였다. 이러한 전기요금 상승이 모두 에너지 전환에 따른 비용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다수가 에너지 전환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이 독일 에너지 전환 정책의 성공적 열쇠로 작용하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하겠다. 우리도 에너지 전환에 많은 비용이 수반되겠지만 긍정적인 요인들도 있다. 다행히 재생에너지 가격이 많이 하락하였으며, 다른 나라들이 경험한 교훈과 시행착오들도 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에너지 전환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조화와 그에 대한 국민적 합의이다.
김준형 한전 경제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작성 : 2018년 06월 04일(월) 09:58
게시 : 2018년 06월 05일(화) 08:45


김준형 한전 경제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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