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취지 이해하는 기관이 있다면 계속 전시 원해

경북 청도군 삼평리 송전탑을 소재로 한 설치 작품 ‘박경제 - 345kV’전이 지난 27일 2달간의 전시를 성황리에 마쳤다.

동시대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하는 봉산문화회관의 기획, ‘유리상자-아트스타2018’ 전시 공모에 선정된 이번 작품은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됐다.

매스컴을 통해 잘 알려진 밀양시의 765kV 고압송전탑 사건보다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삼평리의 345kV 송전탑을 소재로 한 작품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20대의 신진 작가 박경제씨가 직접 용접하면서 설치한 작품이다.

작품 속에 있는 7개의 탑 중 2개의 큰 송전탑은 밀양의 765kV 송전탑을, 변압기를 둘러싼 5개의 송전탑은 삼평리의 345kV 송전탑을 상징한다.

박작가는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송전탑 앞에서 작은 마을과 거주민들은 잊혀 지기 쉬운 자리에서 잊혀 지지 않기 위해, 지지 않기 위해,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의 연속”이라는 다소 시적인 언어로 말했다.

또 그는 평생을 그 곳에서 보낸 할머니와 일생을 그 들에 깊이 심어버린 할아버지, 산을 돌아 불어나오는 바람에 실린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것은 결코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작품의 중심이 되는 변압기는 미시적으로는 이 도시를, 거시적으로는 전기를 사용하는 이 세상 전체를 의미한다”면서 “작품 속에 나타난 붉은 빛은 누구에는 유용한 전기가 누구에게는 두려움이 되는 것을 나타내는 것처럼 삶에 대한 두려움을 상징한다”며 작품을 설명했다.

한편 박작가는 작품의 취지를 잘 이해하는 기관이 있다면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계속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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