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판매 9.5% 증가…올해 연간 판매 100만대 돌파 예상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유럽 시장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연간 판매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1~4월까지의 누계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7.1% 증가한 36만5000여로 월평균 9만1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단순하게 월평균 판매대수에 12개월을 곱해도 연간 판매가 100만대를 돌파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현대·기아차의 신차가 유럽시장에 대거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회사의 현지 연간판매 100만대 돌파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밀리언셀러 등극은 현대·기아차가 1977년 유럽에 진출 이후 41년만에 달성하는 쾌거다. 연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시장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유럽이 3번째다.

현대·기아차는 유럽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유럽시장에서 50만8574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약 2배에 가까운 99만5383대를 팔았다.

지난해 모델별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과 ‘스포티지’가 각각 15만4056대와 13만1801대 팔리며 양사 판매 실적을 이끌었고, 이어 소형 해치백 현대 i20가 10만2484대, 준중형 해치백 현대 i30가 7만9764대, 소형 해치백 기아 리오(국내명 프라이드)가 7만2688대, 현지 맞춤형 전략차종 씨드가 7만2105대 팔렸다.

현대·기아차가 유럽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이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소형 해치백을 선호하는 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 출시 △ix20, 씨드, 벤가 등 철저한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최근 3년간 유럽시장 판매에서 친환경차 판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현대·기아차의 2015년 친환경차 모델은 쏘울EV, 투싼FCEV 둘 뿐이었고 실적도 6000여대에 불과했다. 그 다음해인 2016년엔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모델이 추가되며 1만대를 판매를 넘어섰다.

지난해엔 아이오닉 EV, 아이오닉 PHEV, 니로 HEV, 니로 PHEV가 유럽 시장에 투입돼 현대·기아차는 모두 8개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췄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서 불과 2년 전보다 11배에 가까운 6만5518대 판매를 달성하며 전체 차량 판매 실적도 늘릴 수 있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을 공략하기 위해 고성능차를 앞세워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차는 고성능차의 향연인 모터스포츠 대회를 통해 기술력을 검증해 왔다. 2014년부터 참가중인 WRC 참가를 통해 수 차례의 랠리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바 있으며, 올해 5차례 치러진 랠리에서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제조사 1위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WRC 뿐 아니라 양산차 기반 레이싱 대회 중 하나인 ‘투어링 카 레이스(TCR)’ 대회에서도 ‘i30 N TCR’ 차량을 선보이며 지난해 데뷔전 우승, 올해 개막전과 2번째 대회에서 우승 등 대회를 석권중이다.

TCR 대회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말 유럽시장에 출시한 i30 N은 꾸준히 판매를 늘려가며, 지난 한달간 내부 판매 목표의 3배에 가까운 671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하며 출시 이후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모터스포츠 대회에서의 우수한 성적은 고성능 모델에 대한 판매 뿐만 아니라 양산차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WRC 랠리카로 사용되는 i20 차량도 지난해 10만대 판매 돌파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