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지멘스’가 목표”
‘R&D-상용화’ 선순환, 전력기기 수출 등 계속 도전할 것

설계·엔지니어링 업계에선 새 활로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듦에 따라 저가수주 출혈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선에선 사업 다각화와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디투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인 예다. 설계·엔지니어링 회사로 출발한 이 업체는 신기술 개발은 물론, 전력기기 제조까지 업역을 확대해 철도·전력 분야 전문업체로 조직을 탈바꿈해 가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는 김낙경 디투엔지니어링 대표에게 주요 사업의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시장의 포화도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설계·엔지니어링·시공 등 어느 분야이든 상황이 여의치 않죠. 새로운 동력 확보가 절실합니다. 디투엔지니어링이 기술력 제고와 업역 확대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죠.”

김낙경 디투엔지니어링 대표는 현재 철도 분야를 비롯해 산업계 전반이 겪고 있는 저성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차적인 방안으로는 기술력 확보를 꼽았다. 중소기업이 대기업, 글로벌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디투엔지니어링이 참여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용 전차선시스템 개발 과제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개발까지 3년 8개월이 소요된 이 기술은 200km/h 이상급 고속철도에 사용되는 전차선시스템으로, 기술 국산화·공사비 15% 절감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요한 건 R&D 이후의 상용화 과정입니다. 매년 국가 R&D에 수십조 원이 투입되고 있지만 사업화율을 해외와 비교하면 절망적인 수준입니다.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을 포기하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죠. 디투엔지니어링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통해 반드시 ‘R&D-상용화’의 선순환고리를 만들어내겠습니다. 이를 위한 업계의 관심과 정부 차원의 지원을 당부드립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디투엔지니어링의 새로운 미래상으로 제시했다. 특히 기존 설계·엔지니어링 중심의 진출방식에서 벗어나, 전력기기 수출로 진출 방식을 다변화하겠다는 방침도 전했다.

“해외 진출은 기술과 제품 수출이 병행될 때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디투엔지니어링이 지난해 100억원을 투자해 과감하게 에너지밸리에 입주한 이유죠. 변압기, 개폐기 등 전력기기의 생산이 2년 내에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인도를 비롯해 세계 시장으로 전력기기를 수출해 국내 중소기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인터뷰 말미 김 대표는 ‘한국형 지멘스’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미래 비전을 말하는 그의 눈빛은 이미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을 향하고 있었다.

“철도부터, SOC, 제조사업까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회사. 글로벌기업 지멘스를 말할 때 따라붙는 수식입니다. 세계적인 기업을 목표로 한 걸음씩 나아가겠습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하는 것. 그 과정에 디투엔지니어링의 미래가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