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운용성·보안성·확장성에 주안점 둔 맞춤형 App 제작 ‘툴’
유럽 등 해외 시장 관심↑…유럽 시장 안착하면 해외 공략 승산 있어

도서지역 마이크로그리드와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CES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의 등장과 더불어 BEMS(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 분산자원,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마이크로그리드 분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들 마이크로그리드 서비스를 한데 묶어 관리하는 공통의 플랫폼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각기 다른 통신·정보 모델을 이용하는 마이크로그리드의 상호 연계·관리를 위해선 이들 기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공통 플랫폼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때 중요한 게 상호운용성이다. 상호운용성이란 서로 다른 체계를 가진 시스템이 상호 간의 데이터를 원활하고, 정확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종(異種) 시스템을 연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이전에도 각 기업·기관이 운영하는 다양한 마이크로그리드를 한데 연결하는 체계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각 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다른 주체들과 연계해야 할 정도로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시스템을 만드는 데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 대비 얻어가는 이익이 적다는 점도 공통의 플랫폼 개발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었다.

이에 전력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 과제로 지난 2014년 6월부터 이달까지 48개월간 마이크로그리드용 공통 플랫폼 기술개발을 진행해 왔다. 여기에는 총 200억원이 넘는 연구비가 투입됐다.

연구 초기부터 전력연구원은 플랫폼의 ▲상호운용성 ▲보안성 ▲확장성(활용성)에 주안점을 두고 과제를 수행했다. 완성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업자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툴’로써 플랫폼의 기능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박희정 한전 전력연구원 스마트배전연구소 SW인프라팀장은 “이번에 개발한 마이크로그리드 공통 플랫폼은 완성된 EMS(에너지관리시스템)가 아니라 자신만의 EMS를 만들 수 있는 ‘툴’”이라며 “코딩 기술을 모르더라도 (플랫폼을 이용해) 사용자가 배전 계통, 계량·계측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또 상호운용성에 대한 사전조율 및 협력이 강한 해외와 달리 사업자 간 독자적 모델 및 서비스를 중시하는 국내 시장 분위기를 개선하는 데에도 한몫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시스템과의 확장성을 고려하지 않는 우리 기업들이 이번 플랫폼을 이용해 외연을 넓히고,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플랫폼은 모드버스(Modbus)와 DNP 등 통신 중심의 모델에서 수집한 정보들을 ‘통신+정보 모델’인 IEC61850의 형태로 변환, 지원하는 등 활용성을 극대화한 게 장점이다. 플랫폼 내·외부 침입을 막는 기기간 인증 모듈과 통합분석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통해 보안성을 확보한 점도 눈에 띈다.

고가의 상용 솔루션이 아닌 오픈소스를 활용해 사업자들이 쉽게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국내 8개 기업으로 기술이전이 완료됐으며, 3~4개 기업이 추가로 기술이전을 신청한 상황이라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핀란드와 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나주 동수농공단지에서 (재)녹색에너지연구원과 함께 진행 중인 플랫폼 실증·운영이 더욱 중요해진 것은 이 때문이다.

박 팀장은 “핀란드,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플랫폼 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현지 시스템과 우리의 플랫폼을 융합한 유럽형 모델 발굴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며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북미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다른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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