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사태가 개인의 비위를 넘어 기업의 지배구조를 변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이날 집회 행사는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박나현씨가 맡았다. 집회에 참여한 이들은 주최측이 그동안 요구해온 집회 복장을 준수하는 한편 모자, 마스크, 선글라스, 두건 및 벤데타 가면 등을 착용했다.

통상 직원들이 경영진 퇴진을 요구할 경우 회사의 노동조합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대한항공 직원들은 오너가 뿐 아니라 회사 노조에 대해서도 믿지 못할 정도로 극도의 불신이 쌓여있어, 각자가 자발적으로 움직여 집회를 열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국내에서도 기업의 지배구조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전문 경영인 체제’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라마다 전통과 기업문화에 따라 지배구조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주주, 종업원, 노조,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기업경영에 적극 반영되면서 우리나라처럼 무소불위 오너들의 갑질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주주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가 보편화 돼 있다. 기업의 주인을 주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기업 지배구조도 주주에 맞춰 구축돼 왔다.

이번 사태로 한진그룹의 주가는 20%이상 떨어지며 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안겼다. 이번과 같은 사건으로 피해를 입는 주주들이 없기 위해서라도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시키는 구조적 논의가 이뤄져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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