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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조명 ‘중기 간 경쟁제품’ 재지정 두고 업체 간 물밑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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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상생협약식에서 LED조명업계의 대·중소기업 대표자들이 상생을 약속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올해 국내 LED조명 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LED조명에 대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재지정을 두고 물밑싸움이 치열하다. 당시 대기업군에 속했던 업체들이 매각 또는 축소되며 목소리가 약해졌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힘겨루기는 계속되는 모양새다. 2015년 당시 중소기업 적합업종 해제에는 동의했지만 대기업은 3년간 조달시장 진입을 자제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내며 중기 간 경쟁제품에 대한 문제가 잠정 연기됐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3년간 중소기업의 성장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양보했지만 여전히 경쟁력 부족, 가격 싸움, 기술 발전 저해 등 부정적인 측면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중기 간 경쟁품목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시장 보호와 신생 중소기업들의 성장 발판 마련 등의 이유를 들어 여전히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진입 불가를 외치고 있다.


◆중기 간 경쟁제품 현황은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은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중에서 판로 지원의 필요성이 높은 품목에 대해 대기업의 공공 조달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10곳 이상이고, 공공기관의 연간 구매실적이 10억 원 이상인 제품에 대해서는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 등의 조달계약에 3년간 대기업의 입찰 참여가 금지되고 중소기업 간 경쟁을 통해서만 사업자가 선정된다.
조명업계는 조달시장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전등기구LED산업협동조합(이사장 박현주)과 조명공업협동조합(이사장 강영식)에서 중소기업들의 의견을 모아 조명 제품 전 품목을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묶어 놓은 상태다.
조명의 전 품목이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묶여 있어 대기업은 조달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국내 OEM, ODM을 확대하면서 민수시장 확대에만 주력하고 있다.

◆경쟁제품 해제 측 “명분 약해 재지정은 무리”
이번 중기 간 경쟁제품 재지정 여부를 두고 완전 경쟁 시장으로 도입을 주장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쪽은 시장 환경이 변화했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삼성과 LG, 현대 등 강력한 시장 플레이어로 활약했던 조명 대기업들의 부진과 몰락으로 사실상 대기업의 시장 참여를 막겠다는 명분 자체가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3년 전 대기업군에 속했던 대기업 9개사 중 조명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전무하다 해도 무방하다.
2015년 LED조명에 대한 중기적합업종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구성된 ‘LED조명기구 상생협의회’에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동부라이텍, 삼성전자, 아이콘트롤스, SKC라이팅, LG전자, 포스코LED, 한솔라이팅, 현대LED까지 총 9개 대기업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명맥을 유지하며 시장에서 지위력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라진 상태다.
대기업이라는 막강한 플레이어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제한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조명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성장과 일정 수익을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했던 제도가 동반 성장보다 기술 퇴행과 시장 난립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야기하며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상황”이라며 “이미 대부분의 대기업이 손을 뗀 상황에서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재지정한다는 논의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조명 기업들은 공정 경쟁을 통해 기술 개발과 신제품 출시에 집중했지만 국내 업체들은 ‘로또식 입찰’과 ‘출혈 경쟁’에 치우쳐 있는 등 경쟁력을 잃어버렸다”며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일부 선두권 중소기업이 오히려 조달시장을 독과점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고,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물론 실질적으로 영세한 중소기업조차 시장에서 배척당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한 실적 확보를 위해서라도 조달시장 참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미 해외 여러 곳에서 구매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지만 자국 내 조달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없어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는 게 한 중견기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달시장에서는 일부 레퍼런스(납품 실적)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도록 제한적인 참여라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쟁제품 찬성 “시장 작아 중기에 적합”
조달시장에 집중하는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중기 간 경쟁품목 재지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기업이 상생협약을 맺으면서 도의적 차원에서 진입을 하지 않은 것이지,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대기업 중 몇몇 곳이 중소기업들과 손을 잡고 암암리에 제품을 공급하며 우회적으로 조달시장에서 수익을 올려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기 간 경쟁품목에서 해제되면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중소기업 업체 대표는 “그동안 중소기업이 조달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았다 하더라도 대기업이 갖고 있는 인지도와 A/S 신뢰성, 자본력, 생산성 등을 고려하면 경쟁 자체가 힘들다”며 “1년에 5000억 원 정도의 작은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연매출 조 단위의 대기업이 뛰어든다면 시장질서가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 섞인 예측을 내놓았다.
대기업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은 이전 상생협약에서 합의했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개선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시 협약을 통해 3년간 조달시장 참여를 제한하면서 국내 민수 중심의 중소기업과 OEM, ODM을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부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거나 중국 업체의 제품을 구입해 국내로 수입하는 방식을 택했고, 한국에서는 ‘생색내기용’으로 일부 물량만 공급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과정을 비추어 볼 때 인력과 생산성, 원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대기업과 전면전을 벌일 경우 살아남을 수 있는 조명업체가 몇 군데나 있겠냐는 게 중소 조명업체들의 반론이다.
하지만 일부 조명업체를 중심으로 ‘제한적 참여’와 ‘완전 경쟁’ 등 다양한 선택지를 고민해봐야 할 때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조명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 우후죽순으로 업체 수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무분별한 저가 수주 등이 반복되며 생태계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는 목소리다. 대기업의 시장 참여가 저조한 상황에서 중견 기업과의 경쟁은 충분히 해볼 만하고,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을 갖춘 제품은 어느 정도 고정 수요층이 생겼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전력량계의 경우 업계에서 스스로 중기 간 경쟁제품 신청을 포기하며 대기업과의 경쟁을 선택했다.
전력량계 업계의 결정에는 대기업의 조달시장 지배력 약화와 다수공급자계약(MAS) 입찰방식에 따른 가격 하락 방지 등 다양한 배경이 존재했다.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MAS 경쟁보다는 대기업과 차별성을 부각시켜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품질의 제품으로 경쟁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조명업체도 시장 환경이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연도별로 시장 문호를 넓혀 다양한 경쟁 및 협력 구조로 시장을 재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지정 여부 어떻게 진행되나
앞으로 중기부의 결정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은 만큼 재지정 여부를 두고 향후 추진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와 조명 관련 조합은 재지정에 관한 사안을 협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 간의 의견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중기부에서는 빠르면 5월 중으로 조합 측에 중소기업들의 의견을 모아달라는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부의 요청이 들어오면 조합은 중소기업들의 의견을 취합해 재지정 찬성과 반대를 결정하고 정해진 날짜까지 신청 여부를 제출하게 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해당하는 업체는 회사별로 재지정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대기업 감소와 시장 변화를 이유로 3년 전과 같은 상생협의회 개최나 확실한 의견 수렴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동반위 측의 설명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는 이번 정부의 핵심 사안인 만큼 시장 상황과 업계 의견을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성 : 2018년 05월 03일(목) 11:25
게시 : 2018년 05월 04일(금) 08:39


김승교 기자 kimsk@electimes.com        김승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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