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KW 전격 인수·신제품 출시 등…시장 판도 변화 여부에 업계 '예의주시'

LG그룹이 최근 공개한 조명 관련 신제품.(사진 왼쪽부터 LG디스플레이 'OLED 조명', LG전자 '스마트조명 세이프블루', LG이노텍 '방수 살균 UV-LED')
LG그룹이 최근 공개한 조명 관련 신제품.(사진 왼쪽부터 LG디스플레이 'OLED 조명', LG전자 '스마트조명 세이프블루', LG이노텍 '방수 살균 UV-LED')

LG그룹이 고부가가치 조명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동차용 헤드라이트 및 조명 업체 ZKW를 전격 인수했다. 총 1조4440억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으로, LG그룹의 인수합병(M&A) 사례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1938년 설립된 ZKW는 헤드램프 등 차량용 조명을 생산하는 업체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볼보,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ZKW 인수를 위해 물밑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신성장 사업으로 자동차용 조명사업을 선정하고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이 우수한 세계적인 기업 인수를 통해 빠른 시간 내 시장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LG전자는 이번 인수에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차 분야의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는 등 자동차용 조명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청색광을 대폭 줄인 LED 스마트조명 신제품을 선보인 것도 조명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상업용과 사무용 공간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LG 스마트조명 세이프블루’ 14종을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은 청색광을 줄이기 위해 필터를 부착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빛의 파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눈 건강에 해로운 청색광을 기존 LED 조명보다 최대 60%까지 줄여준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은 기존 LED 기술에 회사가 보유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했다는 점이다.

이번 제품은 일정 시간 동안 움직임이 없을 때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하거나 소등해주는 ‘동체감지’, 외부 밝기를 감지해 시간대에 따라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주광연동’, 실내에 사람이 없는 시간을 미리 설정해 불필요한 조명을 꺼주는 ‘스케줄링제어’ 등이 가능하다.

이미 LG전자는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 스마트솔루션을 적용한 조명기구 3만3000여대를 공급했고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에 스마트조명을 대거 공급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다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LED조명 관련 신제품과 신기술을 잇달아 공개하며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양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 조명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2020년까지 매출규모를 10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OLED 조명 사업 확장을 위해 신규 브랜드 ‘루플렉스(Luflex)’를 론칭하고 인테리어와 건축 시장뿐 아니라 자동차, 헬스케어 분야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도 자외선을 활용하는 UV-LED의 생태계 확장을 공표하며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살균과 헬스케어, 의료, 바이오, 경화·노광장치 등 UV-LED를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LG그룹의 국내외 조명 시장 공략을 두고 업계는 업역 확대에 대한 기대감과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며 LG의 행보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국내 민수 조명 시장 공략을 선언한 LG의 의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한 업체 대표는 “국내 굴지의 기업이 조명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새로운 제품과 기술이 공개될 때마다 자체 인력을 투입해 경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규모 면에서 경쟁이 쉽진 않겠지만 소비자의 맞춤형 제품과 니치마켓 발굴 등 다양한 전략 방안을 마련해 이를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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