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자원재생회수시설 분리발주 타당

한국환경공단 기술평가위원을 오랜 기간 역임해 자원재생회수시설에 정통한 원로교수가 통영시의 위탁을 받아 한국환경공단에서 발주하는 통영·고성 자원재생회수시설은 분리 발주가 타당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국시멘트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대학에서 38년 동안 학생들에게 자동제어와 전기를 가르친 차득근 동의대학교 명예교수는 오랜 세월을 한국환경공단에서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부산광역시 지방기술위원, 건설교통부 중앙기술심의위원을 역임했다. 그는 전기기술사 자격을 보유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부산 경남의 대표적인 원로 학자이다.

차 교수는 “통영시청과 한국환경공단에서 통합발주의 근거로 주장하는 고난도 기술, 복합공정은 기계시스템, 제어장치, 모니터링 시스템 등의 공정을 뜻하는 것으로 라인에 맞는 기계설비와 제어장치는 처음부터 따로 제작해서 만들어져 오는 것이기 때문에 수·배전 설비와 같은 전기공사업무와는 구분이 가능하다”며 “전문가 입장에서는 고난도 기술, 복합공정은 통합발주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대기업에서 턴키방식으로 가져가더라도 고난도 기술이라 주장하는 기계설비 부분은 하도급을 주고 있으며 지금은 중소기업 기술로도 가능한 것으로 전문가 입장에서는 절대 고난도 기술이라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중소기업은 예상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자본력이 부족해 대처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자원재생회수시설을 수주하는 것이지 대기업만의 독창적인 기술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환경공단에서 주장하듯이 고장원인을 찾기 힘들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기를 공급하는 전기공사가 원인인지 기계시스템, 제어장치 등 전기공사 이외 다른 부분 하자인지는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계설비가 비싼 것이며 대기업에서 몇 푼 되지 않는 전기공사까지 고난도 기술을 핑계 대며 다 가져가려는 것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분리발주를 해야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기는 인체로 치면 피에 해당되며 변전소는 심장인데 전기공사는 피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비유했다. “전기공사업체가 시공사의 하도급으로 들어갔을 때 흔히 말하는 시공사 갑질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어 부실공사의 우려가 있어 분리발주가 안전성 측면에서 낫다”고 말했다. 또 “분리발주를 하게 되면 전기공사업체는 자긍심을 갖고 자기작품이라 생각해 멋진 작품을 만들려고 하는데 하도급을 받는 을의 입장에서 그것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우리나라 화재의 제1원인은 부주의이며 그다음이 전기인데 이런 중요한 부분을 하도급 줘서는 안 되며 전기설계와 감리도 분리발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사후관리 측면에서도 “대기업이 하도급을 여러 곳에 주고 있어 담당자가 바뀌거나 협력업체와 다툼이 생겨 계약관계가 끝나면 곤란한 일이 발생하지만 분리발주는 매뉴얼만 있다면 지자체에서 과거 기록을 찾아 업체에 직접 지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후관리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외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분리발주가 규정된 우리나라의 전기공사업법은 1972년 이전에는 일본법을 그대로 번역해 사용했으며 전기는 예민한 부분이라 독일, 일본, 미국 등 대다수의 선진국도 분리발주 원칙을 고수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차교수는 형님 두 분이 전기직 공무원, 삼촌이 한국전력에서 근무한 전기인 집안이라며 자부심을 강하게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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