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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산업연구원)재생에너지 3020, 도전과 기회
글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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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은 원전 감축 로드맵, 8차 전력수급계획, 재생에너지 3020 계획 등 세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 가지 정책은 서로 맞물리면서 에너지 전환의 내용을 이룬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높이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이다. 과거에 비해 단순히 목표 수치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전력수급에서 주요 에너지원으로 고려한 최초의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는 존재했지만 달성 여부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설령 보급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다고 해도 에너지 수급, 전력수급 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재생에너지는 부차적인 에너지원으로 간주되었고 결과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은 항상 목표 수준에 미달하였다.

과거와 달리, 재생에너지 3020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전력수급계획이 흔들리고 나아가 원전 감축 로드맵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3020은 에너지 전환의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한편, 3020의 목표를 초과 달성한다면 원전을 감축하고 석탄발전을 억제하는 에너지 전환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높이는 목표에 석탄액화가스화(IGCC), 연료전지, 수소 등 신에너지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화석연료 기원의 폐기물과 부생가스 등 국제적으로 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는 폐기물은 포함되었다. 국내에서는 화석연료 기원의 폐기물도 재생에너지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자가용 재생에너지를 포함하여 현재 약 7%인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까지 20%를 높이려면 약 49GW의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태양광 30.8GW, 풍력 16.5GW 등 신규 설비의 95% 이상을 태양광과 풍력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생에너지 원별 신규 보급량은 보급 목표라기보다는 재생에너지 기술과 시장, 보급 여건 등을 고려할 때 3020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원별 보급 잠재량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풍력 보급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면 태양광이 더 역할을 해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대체로 전문가들과 산업계는 태양광 보급 잠재량은 30GW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해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의 비중이 매우 낮게 설정되어 있는데 경쟁력과 수용성이 개선된다면 태양광과 풍력 외에 다른 재생에너지원의 비중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단위 면적당 에너지소비 밀도가 매우 높고 산지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인구밀도도 가장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보급하여 비중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많다. 이런 여건을 고려하여 정부는 주민 수용성,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하면서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현실화하기 위해 주체별, 규모별로 세분화된 보급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려고 한다.

첫째, 주로 시민이나 공공기관이 주택과 건물의 지붕을 활용하여 태양광을 이용하는 자가용 태양광 설비가 2.4GW 보급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보급사업, 공공기관 의무화사업, 태양광 대여사업, 미니태양광 보급 사업 등을 통해 건물 지붕과 유휴 공간에 소규모 태양광 설비를 적극적으로 보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가 점진적으로 도입되면 건물에 태양광 적용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태양광의 경제성이 더 좋아지면 2020년대에는 보조금이 없어도 지붕 위에 태양광이 설치될 것으로 기대된다. 5년 동안 한시적으로 100kW 미만의 태양광 설비에 대해서 발전차액지원제도(FIT)가 적용될 경우 지붕을 활용하는 자가용 태양광 사업과 사업 영역이 중복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개인, 협동조합, 중소사업자 등이 주도하는 중소 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이 장려된다. 2030년까지 약 7.5GW의 중소 규모 상업용 재생에너지 설비가 보급될 것이다. 주민의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민이나 협동조합이 쉽게 태양광이나 소규모 풍력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REC 가중치 부여 등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펀드형 사업도 장려된다.

여기서 말하는 소규모 사업이라는 것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 아직 명확한 기준이 설정되지 않았지만 100kW가 하나의 기준으로 설정되었다.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가격을 정부에서 주기적으로 설정해서 20년 장기 고정가격을 보장하는 한국형 FIT의 경우 개인은 30kW, 농가와 협동조합은 100kW 미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한국형 FIT는 복잡한 RPS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에 대한 안정적 보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소규모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셋째, 농가가 주도하는 재생에너지 사업, 특히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농업진흥구역 외 농지, 염분이 많아 농사가 어려운 간척지, 농업용 저수지 등을 활용하여 2030년까지 약 10GW의 태양광을 보급할 예정이다. 농민이 태양광 사업에 쉽게 참여하도록 장기저리 금융, 컨설팅이 제공되고 한국형 FIT가 적용된다. MW급의 태양광 사업은 농민 에너지조합, 농민 지분이 20%가 넘는 사업체가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150㎢에 달하는 농업진흥구역 내 염해간척지를 태양광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염해간척지에는 발전공기업, 민간기업, 농협 등이 농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태양광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가 태양광 사업에서 새롭게 영농형 태양광(solar sharing)이 주목받고 있다. 몇몇 사례가 개발되었고 2018년에는 다수의 실증 사업이 전국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농사와 태양광을 병행하는 사업 모델은 농지 잠식 논란을 잠재우면서 농업진흥구역에 태양광 설치를 확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농식품부는 농업진흥구역에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을 아직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농산물 생산량을 일정 수준 유지하면서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는 것이 입증될 경우 영농형 태양광을 허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발전공기업,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28.8GW의 신규 설비가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과 발전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발전소 내 부지, 수자원공사나 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수면, 염해농지, 새만금 지역, 도로부지, 야적장, 매립지 등에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이다. 풍력은 이미 진행 중인 사업 외에 앞으로 정부가 먼저 입지를 계획하고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해상풍력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입지를 계획한 후 경쟁을 통해서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러한 주체별, 규모별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은 기존의 경험과 보급 여건을 고려한 계획일뿐 주체별로 사업 영역을 제한하려는 것은 아니며 보급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수정되고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 48.7GW를 설치하는데 약 92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기업과 민간부문이 양분하며 투자비를 조달할 것이다. 시민펀드형 투자, 채권형 투자, 지분 투자 등 일반 국민과 농민들도 금융기관, 농협, 민간기업, 공기업과 함께 재원 조달에 참여할 것이다. 정부 재정은 기술개발사업, 보급사업, 금융사업 등에 약 18조원이 소요될 것이다.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직접 투자 외에도 계통 수용력 확대와 계통 접속 개선, 변동성 재생에너지 통합을 위한 유연성 증진 등에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계통 수용력 확대와 계통 접속은 다수의 분산형 재생에너지 시스템과 해양 풍력 보급에 필수 불가결한 인프라이다. 계통 접속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전의 전력망 인프라 보강은 3020 계획의 실현에 매우 결정적인 요소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제무역 규범에 따라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해외 제품을 국산 제품과 차별화할 수 없지만 보급사업, 실증사업, 계획입지를 통한 단지 조성 등에 국산 태양광과 풍력 제품이 우선적으로 설치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세심하고 영리한 개입을 통해 확대되는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국산 설비와 부품의 비중을 높인다면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4차 산업혁명 추진에 적극적인 정부 정책에 힘입어 ICT, 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에 기반한 에너지 스마트 산업의 육성과 긴밀히 연계될 것이다. 재생에너지와 ICT 기반의 스마트 기술 융합은 다양한 에너지 서비스와 사업 모델 출현에 기여할 것이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와 연계된 에너지 스마트 산업은 아직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이며 새로운 시장은 어떻게, 얼마나 성장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태이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스마트 기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에너지 서비스와 사업 모델의 개발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작성 : 2018년 04월 27일(금) 08:56
게시 : 2018년 05월 03일(목) 08:38


한국전기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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