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은 그동안 냉각됐던 한반도에 봄 왔음을 의미한다.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고, 협력을 통해 새로운 관계 설정이 본격화 됐다. 기대되는 것은 남북이 윈윈할 수 있는 경제협력이다. 남측은 저성장의 늪에 빠지면서 경제성장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은 투자를 주저하고, 높은 임금은 투자의 발목을 잡는다. 또 산업 모든 분야에서 기술격차를 줄인 중국은 우리 기업이 선점했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북측은 우리가 필요한 3가지를 갖고 있다. 일단 풍부한 자원이다.

북한이 보유한 자원의 잠재적 가치는 3000조를 넘는다. 또 값싼 노동력이다. 개성공단을 통해 잠재적 노동력을 확인했으며, 특히 언어 소통이 자유로워 중국, 베트남 노동자 보다 일하는데 훨씬 수월하다. 또 잠재된 시장이다. 북측이 개방될 경우 미지의 시장이 열린다. 우리로써는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 돌파구가 필요한 이때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경제협력 확대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목말라 있던 국내 기업에게는 단비와 같은 희망의 메시지다. 특히 철도·전기·가스 등 네트워크 산업은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를 가장 먼저 얻을 수 있는 분야로 주목을 받는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급속히 발전했으며,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개성공단을 조성했고, 이후 치러진 가장 의미있는 조치가 남북 전기 연결이었다. 2005년 3월 16일. 우리나라는 개성공단에 전력공급을 개시했다.

지난 1948년 북한이 전기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이후 57년 만에 남북한이 전기교류를 시작했다. 해방직후 우리나라 발전설비의 88.5%가 북한에 있어 북한에서 생산된 전기가 남한으로 공급될 수 밖에 없었다. 분단 이후에도 북한에서 생산된 전기는 계속해서 남한으로 공급됐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48년 5월 14일 남한의 전기요금 미납을 이유로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이때부터 남북한의 전기교류가 끊겨 다시 연결되는데 57년이라는 세월이 걸린 것이다. 연평도 포격사건 등 남북관계가 최악일 때에도 연결됐던 전기는 2016년 2월 11일 23시53분, 남측에서 개성공단의 전력공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단절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경제협력분야에서 우선 논의되는 것이 전력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 2000년 남북정상회담 후 본격화 된 대북경수로건설에서 부터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 200만kW 규모의 대북송전 계획 등 전력공급은 남북관계 회복의 신호탄과 같았다. 이번에도 어떤 매력적인 카드가 제시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남북관계 회복의 첫 걸음은 전기가 될 것이다.

이제는 27일 열린 정상회담 이후가 중요해졌다. 큰 틀에서 논의된 남북관계 회복이 세부적인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의 협력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선 때론 인내가 필요할 것이고, 서로를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요구될 것이다.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우리는 당시 불씨를 살리지 못했다. 어렵게 피어오른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전기분야 민관이 협력해 환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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