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공단 주장처럼 고난도 기술 필요 없어”

통영시의 ‘통영-고성 광역자원회수시설’ 통합발주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경남 지역의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행정편의주의로 인해 초래됐다며 비판하고 있다.

환경공단 심의위원을 역임했던 원로 교수는 “페트병 분리하는데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최근 개정된 법령은 모르겠지만 기술적으로는 한국환경공단이 주장하듯이 고난도 기술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설계전문가는 “부산시에서도 분리발주를 피하기 위해 수의계약이 가능한 ‘현상공모’라는 편법을 사용해 통합발주를 하기도 한다면서 특허를 가진 특수성이 있다면 기술적 문제가 있을지 모르나,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고난도 기술이 적용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자동제어를 전기분야로 보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계적 공정으로 보고 있어 모호하지만 자동제어를 제외한 전기공사는 단순공정으로 배관, 배선, 판넬, 수배전 등 전기공사는 분리발주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공기업 간부 출신의 한 전문가는 “고난도 기술이라는 것은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했던 것이라면 매뉴얼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고난도 기술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한국환경공단을 비난했다.

그는 또 “한국환경공단 입장에서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행정편의적인 문제로 통합발주를 하려는 것”이라며 “분리발주는 여러 업체를 관리해야 하며 보고서도 여러 건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발주보다 업무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계적인 분야, 전기적인 분야 충분히 원인 규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책임규명이 어렵다고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과 달리 부산시 산하 부산환경공단은 분리발주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도 있지만 부산환경공단 발주 시설이 소규모라 참여를 꺼리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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