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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of Utility : (6) 해외 친환경 에너지전환정책 사례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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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한전 경제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2017년 10월 20일 대한민국 에너지 역사상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중차대한 일이 있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대표 471명이 모여 현 정부 에너지전환정책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던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여부에 대한 최종 권고안을 제시하였다. 지난해 7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가 출범한 이래 약 3개월간에 걸쳐 소수의 원자력 전문가들과는 무관한 보통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내린 의미있는 결정이라 하겠다. 물론, 중단하자는 의견도 40.5%에 달할 정도로 양측 의견이 팽팽하게 대치된 사안이었으나, 정부는 국민 대표의 최종 권고안을 수용함으로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고리 5·6호기는 건설하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보다 친환경 에너지전환정책을 먼저 추진한 국가들은 어떠한 과정을 거쳤을까? 지난 20세기 전력산업은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였으며,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이를 위한 핵심방안으로 석탄과 원자력을 선택하였다. 석탄과 원자력 발전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절감이 용이하고 상대적으로 부지의 밀집도가 높아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에 적합한 발전원이다. 에너지전환(energiewende)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독일이나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보유국 중 하나인 미국의 경우에도 2000년까지만 해도 석탄과 원자력 발전의 비중이 70~80% 이상을 차지하였을 정도였으니, 그 당시 석탄과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였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오늘날 선진국이라 불리는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신재생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믹스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국가별로 다소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의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과 원전사고 우려 등으로 석탄이나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줄여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 하락이 한 몫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IEA(International Energy Association)의 발표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 가격은 2000년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2016년 현재 독일의 경우 13, 미국의 경우 14로 8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이러한 가격하락은 태양광 발전에 대한 정부의 일관성 있는 보급확산 정책과 이를 기반으로 한 민간부분의 혁신적인 기술개발 투자와 학습효과에 기인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 결과 2016년 독일과 미국의 태양 및 풍력발전 비중은 2000년 대비 각각 16%, 6% 상승한 반면 석탄과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20% 이상 하락하였다.
이러한 해외 친환경 에너지전환정책 사례는 우리에게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첫째,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에너지 선진국 대열에 참여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고 하겠다. 에너지는 현대 인류문명을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프라 중 하나로 선진국으로 갈수록 경제성 뿐만 아니라 환경성을 필두로 한 지속가능성에도 그 무게를 더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 제시한 에너지전환정책은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 호흡으로 추진되어야 하겠지만, 국민의 건강과 후세의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해 새롭게 요구되는 에너지 패러다임이 무엇인가에 대해 범국민적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둘째,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국가별로 자국의 에너지 안보상황을 고려하여 자급률이 높은 에너지원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되 자국의 풍부한 석탄 부존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16년 석탄발전 비중은 42%까지 감소하였으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비중을 줄여 나가겠지만 향후에도 상당기간 독일 전력공급의 근간을 차지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석탄발전 감소 추세는 독일보다 더한 상황으로 2000년 53%에서 2016년 32%로 급감하였지만, 자국 내 값싼 세일가스를 활용한 가스발전 비중이 같은 기간동안 17%나 증가하여 에너지전환정책을 뒷받침 해주고 있는 양상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독립적 전력계통 시스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겠다.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한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나 미국은 모두 기상악화로 태양광이나 풍력발전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등의 위기상황에서 이웃으로부터 전력을 융통해 올 수 있는 국가간 또는 주(州)간 계통연계가 갖추어져 있는 국가들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주변국과 계통연계가 전혀 확보되어 있지 않아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해 보다 취약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계통연계는 에너지전환정책 추진에 있어서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성 : 2018년 04월 09일(월) 11:05
게시 : 2018년 04월 10일(화) 09:11


김준형 한전 경제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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