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갈륨, 차세대 반도체 플랫폼으로 각광”
선진국 기초・상용화 연구 시작…관련분야 연구로 새로운 기회 창출해야

차세대 반도체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산화갈륨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단체가 한국전기전자재료학회 산하로 발족했다. 한국산화갈륨기술연구회(위원장 문재경)는 최근 창립기념워크숍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문재경 초대 위원장(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을 만나 산화갈륨 기술의 중요성과 향후 연구회의 활동 방향 등에 대해 물었다.

“산화갈륨은 질화갈륨, 탄화규소 등 와이드 밴드갭 (WBG;wide-bandgap) 반도체보다 밴드갭이 더 넓고 물성이 우수한 차세대 반도체 기술입니다. 고온·고압, 고성능 전력반도체, 방사선 등 내환경 센서, 자외선 단파장 광소자, 우주항공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 새로운 반도체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지요.”

문재경 전기전자재료학회 산화갈륨기술연구회 위원장은 “질화갈륨, 탄화규소 반도체는 밴드갭이 매우 넓다. 밴드갭이 넓으면 보다 고전압, 고전력 디바이스를 개발할 수 있다. 때문에 질화갈륨, 탄화규소 등 와이드 밴드갭 기술 개발을 위한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산화갈륨은 질화갈륨, 탄화규소보다 밴드갭이 더 넓어, 보다 높은 전압, 전력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장점은 동일한 성능을 더 작은 디바이스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칩 사이즈가 작아지면, 해당 디바이스로 만드는 모듈, 시스템도 소형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효율을 향상시키는데도 이용할 수 있어요.”

문 위원장은 “산화갈륨 기술을 활용하면 전기를 이용하는 모든 시스템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며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설비나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용 설비, 전기자동차, 작게는 노트북이나 모바일 기기,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기기까지 보다 작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환경성도 높다. 온도, 압력, 방사선 등의 극한 환경에 견디는 힘이 좋다는 것”이라며 “우주공간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이나 원자력 발전소, 방사선폐기물 처리장 등에도 최적화됐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장 주목할 부분은 기판(웨이퍼) 성장이 매우 쉽다는 겁니다. 질화갈륨, 탄화규소 등은 웨이퍼를 크게 성장시키기가 어려워요. 질화갈륨의 경우 아직 큰 기판이 없습니다. 반면 산화갈륨은 액체 속에서 웨이퍼를 성장시킬 수 있어, 기판을 만들기가 쉽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입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인해 일부 선진국들은 산화갈륨 기술의 가능성에 주목, 기초·상용화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며 “소재강국 일본이 가장 앞서 있으며, 미국, 독일, 중국 등에서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관련 분야 연구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때문에 2016년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기술수요조사를 진행했고, 연구개발 과제를 기획, 제안해 ‘고품위 Ga₂O₃ 에피소재 및 전력소자 기술 개발’ 국책 과제를 함께 수주하게 됐죠.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글로벌 신시장 창출 및 선점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의 산화갈륨 전문 연구단체인 한국산화갈륨기술연구회를 설립했습니다. 또한 최초의 전문 학술행사인 ‘제1회 산화갈륨전문학술워크숍’을 최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의 포문을 열었어요.”

문 위원장은 “국책 과제는 유제이엘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세라믹기술원, 충남대, 홍익대, 서울대, 씨지트로닉스 등 7개 기관·기업들이 2017년 7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6년 6개월 동안 수행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에피소재 성장 기술을 검토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앞으로는 고품위 에피소재 및 전력소자 연구개발을 진행할 것이다. 나아가 소재의 기초연구와 다양한 응용분야를 위한 새로운 연구개발 과제 기획에도 참여할 것”이라며 “연구회에서는 정기 워크숍과 선진국 연구기관과의 기술 교류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산화갈륨 기술의 국산화와 제품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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