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Biz 산업 뉴스&피플 금융.부동산 오피니언 전기문화
전기기기
SOCㆍ안전
그린비즈
Living&Lighting
산업정책
기업CEO
월간이슈
지나친 처벌이 산재 신고 '발목'
발주자・원청 압박에 근로자 부주의 사고도 신고 못해
산재신고 안하면 형사처벌 ‘잠재적 범죄자’로 몰릴 판
[ 해당기사 PDF | 날짜별 PDF ]
산업재해 문제와 관련해서는 발주처와 원청, 근로자 사이에서 치이며, 절대적인 ‘을’의 위치에 놓인 전기공사업체가 현실과 동떨어진 법 개정으로 벼랑 끝까지 몰리게 됐다.
발주처와 원청의 압박으로 산재 신고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데 치료비와 합의비용 등 사후처리에 필요한 문제는 모두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산재 발생 사실을 숨길 경우 형사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면서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릴 지경에 처해졌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전히 현장에서는 산재가 발생해도 발주처·원청의 압박으로 신고를 하지 못하고, 근로자에게는 산재보험을 통한 보상 없이 대표 개인이 치료비와 입막음 비용 등을 지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전기공사업계 한 관계자는 “산재가 발생하면 신고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원도급사의 공공공사 입찰 페널티로 인해 하도급사에 산재 발생 사실을 최대한 숨기도록 압력을 넣는다”며 “절대적 을인 전기공사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신고를 하지 않고, 재해자에게 개인적으로 보상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문제는 은폐 사실이 밝혀지면 안 되는 상황이라, 재해자에게 입막음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산재 은폐 사실을 밝히겠다며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고 덧붙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당초 산업재해 발생 사실을 은폐하거나 보고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10월 19일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시행되면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발주처와 원청, 근로자 사이에서 치이며 절대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전기공사업체들이 이제는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리게 됐다는 얘기다.
여전히 현장에서는 산재 은폐·미보고 행위가 만연하는 상황에서, ‘범죄’ 사실을 숨겨야만 하는 일부 전기공사업체들의 남모를 ‘속앓이’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같은 상황이 민수 건설공사뿐 아니라 공공공사에서도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전기공사업계 한 관계자는 “총가계약의 경우 큰 문제는 없지만, 단가계약의 경우 산재 신고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계약된 기간 동안 요청할 경우 공사를 나가는 방식인데, 산재 처리를 신청하면 몇 개월 간 공사요청을 아예 하지 않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가끔 공공발주기관 산업재해 통계와 함께 산재가 줄어들고 있다는 발표가 나오고 있지만, 신고되지 않고 숨어있는 숫자를 포함한다면 얼마나 늘어날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산재 전문가들도 이처럼 산재를 은폐할 수밖에 없는 제도와 관행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지나치게 처벌 위주로 흐르고 있는 제도가 산재 은폐를 조장한다는 것.
강태선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산재 집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적용된 엄벌주의가 되레 산재 미보고를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 사회가 산재를 바라보는 인식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은폐·미보고에 대한 처벌만 강화할 경우 ‘산재율’이란 통계치에만 집착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처벌을 강화한다고 갑자기 산재 보고가 정상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처벌보다 중요한 건 먼저 ‘산재를 산재로 보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산재 집계의 정상화는 산재를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개선이 병행될 때만 달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작성 : 2018년 03월 01일(목) 13:47
게시 : 2018년 03월 02일(금) 08:55


김병일 기자 kube@electimes.com        김병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터뷰)강태선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기획)산업재해, 부담 커지는 중소시공업계
많이 본 뉴스
전기계 캘린더
2018년 6월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