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Biz 산업 뉴스&피플 금융.부동산 오피니언 전기문화
정치
정책
화제의 인물
만나봅시다
인사·동정
원인분석(4) 양준언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안전·환경연구소장
원전 안전성 기술적으로 확보돼도 운영자 안전인식 부족하면 ‘공염불’
원전사고 발생시 투명한 정보 공개 통한 신뢰성 확보 무엇보다 중요
[ 해당기사 PDF | 날짜별 PDF ]
안전은 원전의 핵심 이슈다. 지난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도 ‘안전’을 두고 찬반 양측이 공방을 벌였다. 안전문제는 꼬리표처럼 원전을 따라다닐 만큼 민감한 주제다. ‘원전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양준언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원자력안전·환경연구소장을 만나봤다.


“원전안전 분야는 ‘얼마나 안전해야 충분히 안전한지(How safe is safe enough?)’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양준언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원자력안전·환경연구소장은 원전안전에 관한 연구는 ‘과연 어떤 시설이 어느 수준까지 안전성을 확보할 때 사회가 그 시설을 안전하다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중 하나가 ‘0.1% 규칙’이다. 이 규칙은 원전 하나를 새로 도입할 때 사회에 추가되는 위험도가 다른 사회문제에 의한 모든 위험도의 ‘1000분의 1(0.1%) 이하’가 되도록 안전수준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원자력규제위회는 안전 목표로 ‘0.1% 규칙’을 제시했고, 국내 원자력안전법에도 동일한 안전 목표가 도입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회문제에 의한 위험도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자동차 사고를 예를 들면, 해마다 자동차 사고에 의한 사망자 수가 줄고 있습니다. 안전 수준이 개선된 것입니다. 사회 안전 수준이 높아진 만큼 원전도 0.1%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안전성을 높여야 합니다. 국내에는 원전이 인구밀집지역에 위치해 있어 보다 높은 수준의 사고예방과 안전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가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원자력안전·환경연구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원자력안전, 환경 분야 연구기관이다. 정규 연구원 300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중 78%가 박사학위 소지자다. 원자력 시설의 안전 및 환경 방호, 복원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대형 열수력과 중대사고 분야 실험, 재료 및 핵연료 관련 실험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130개 이상의 실험실을 갖추고 있다.

“원자력안전·환경연구소는 지진 등 자연재해 대비 안전성 향상 연구와 열수력·중대사고 관련 현상 실험 및 분석 기술 개발, 원자력 시설의 리스크 종합 평가 기술 개발 등 안전성 평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신소재, 핵연료, ICT 등 원자력 시설 핵심 요소들의 안전성 향상 기술 개발과 관련한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원전 안전성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에도 원전기술을 ‘올드 테크놀로지(Old Technology)’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양 소장은 원전기술은 올드 테크놀로지가 아닌 ‘프로픈 테크놀로지(proven technology)’라고 설명했다.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된 기술만 검증을 통해 원전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1990년대 원전안전 관련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때 논문 주제가 인공지능을 이용한 원전 안전성 향상방안이었습니다. 원전 기술이 오래된 과학기술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원전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합니다. 다만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기술적으로 원전의 안전성이 확보돼도 운영자의 안전인식이 부족하면 ‘백약이 무효’다. 양 소장은 오나가와 원전과 후쿠시마 원전을 비교하며 안전문화에 대해 강조했다.

“오나가와 원전은 오래된 원전으로 후쿠시마 원전보다 진원지에 더 가까웠지만 피해는 적었습니다. 오나가와 원전과 후쿠시마 원전의 운명을 가른 것은 안전에 대한 관점입니다. 오나가와 원전은 방파제를 10m 높이로 쌓은 반면 후쿠시마 원전은 땅을 깎았습니다. 방파제가 높으면 냉각수로 사용하는 바닷물을 끌어올리는 비용이 증가합니다. 결국 ‘안전과 돈’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발생한 것입니다. 원전의 설계도 중요하지만, 원전을 운영하는 조직(운영자)이 안전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는 또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일어난 방사성폐기물 불법 투기사건, 화재사고 은폐 등 일련의 사건을 언급하며 연구원이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그간 사건을 통해 자성하고 있습니다. 현 원장님이 부임한 이후 정보공개를 신속히 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사고 은폐사건에서도 원장님이 직접 나서 사건에 대해 발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다시는 유사 사건이 발생해서는 안 되지만, 재발하더라도 최소한 은폐하지 않고 투명하게 정보공개를 한다는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는 불신을 신뢰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성 : 2018년 02월 26일(월) 12:50
게시 : 2018년 02월 27일(화) 10:00


조재학 기자 2jh@electimes.com        조재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
전기계 캘린더
2018년 4월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