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산업 발전과 LNG 직도입 확대' 국회 세미나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의 가스산업 발전전략과 LNG 직도입 확대 필요성’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의 가스산업 발전전략과 LNG 직도입 확대 필요성’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제 13차 장기 천연가스수급계획을 앞두고 가스 직도입을 확대하고 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 가스시장이 판매자 중심에서 구매자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직도입을 통해 역량을 발휘할 여지가 커졌다는 이유다.

유동수(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갑) 의원실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의 가스산업 발전전략과 LNG 직도입 확대 필요성’ 세미나를 개최했다. 급변하는 국제 가스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 가스 산업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학계와 가스공사, 중부발전, 민간 업체, 산업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발제를 맡은 김연규 한양대 교수는 “호주, 미국, 러시아 등에서 LNG 생산이 확대되면서 공급이 증가하고 단기·현물 거래가 확대되는 등 세계 가스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스 직도입을 활성화하고 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13차 장기 천연가스수급계획에 직도입 활성화를 명시하고 발전공기업들은 기존 가스공사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물량에 대해 LNG 직도입을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2014년 이전에는 세계 가스 시장에서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 LNG 가격이 비쌌고 대부분 장기 계약을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 가스공사를 제외한 국내 업체들 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이 커 직도입에 나서기 어려웠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맥킨지를 비롯한 평가 기관들은 적어도 2020년 초반까지 구매자 우위 가스 시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스팟 거래 물량은 전체 거래의 30%까지 늘었고 글로벌 차익 거래 시장도 형성되는 추세다. 가까운 미래에 마치 주식 시장처럼 실시간으로 가스 거래 가격이 형성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국제 시장 사이클에 발빠르게 대응해 적절하게 직도입 계약을 체결하면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여지가 커진 것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발전공기업을 포함한 국내 LNG 발전사들은 향후 직도입에 나서거나 직도입 물량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유동수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미 직도입을 시행하고 있는 중부발전의 경우를 적용하면 발전공기업들이 가스 직도입을 통해 연간 총 1758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걸림돌은 인프라다. 앞으로 직도입 물량이 늘어나면 저장 시설 등 가스 인프라가 부족해진다. 황병소 산업부 가스산업과장은 “사업자들이 가스공사의 여유 탱크 용량을 빌려 쓰거나 공동 시설을 사용하는 등 여러 방안들이 이야기되고 있다”며 “아직 논의 단계여서 지금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연규 교수는 또 중국, 일본과 협력해 동북아 LNG 허브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국제적인 LNG 허브가 구축되면 거래 시장, 금융 중개 등을 통해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해 중국이나 일본으로부터 에너지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구상이다. 직도입 확대로 생겨날 수 있는 잉여 물량을 유연하게 거래할 가능성 또한 생긴다.

유동수 의원은 무조건적으로 직도입 확대 찬성 혹은 반대만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양한 가스 수급 방안들을 놓고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스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20년씩 장기 계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것도 사실 리스크가 많은 결정이라고 본다”며 “장기와 단기 계약, 지분 투자, 그리고 조선·해운 등 관련 산업까지 고려한 적절한 믹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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