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주는 살쾡이가 비법을 전수해줬다는 기묘한 전설이 담긴 술이다. ‘연동사라는 절에 늙은 살쾡이가 몰래 추성주를 마시던 중에 절에서 공부하는 사람에게 발각되자 자신을 살려주는 조건으로 일평생 도움이 되는 비밀의 책을 주겠다고 했고, 이 책을 받은 이영간이라는 사람이 술을 빚어 전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추성은 담양의 옛 지명이다. 담양군은 신라 경덕왕 때부터 고려 성종 때까지 250여년간 추성군으로 불렸다. 담양의 대나무 밭 면적은 대략 500만평으로 축구장 1500여개의 규모이다. 국내 최대 대나무 생산지로 유명한데, 담양 대나무의 곧은 절개를 담아내 빚은 술이 바로 추성주이다.

현재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22호 양대수 명인이 빚고 있다. 양대수 명인은 아버지의 유언을 받아 가업을 이었지만, 부친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양조기술을 제대로 전수받지 못했다. 주경야독을 하듯 낮에는 직장인으로 밤에는 전통주를 복원하는 일을 했다. 연구 초 약초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해 여러 번 실패를 거듭했지만, 끝내 명인의 노력으로 추성주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천년의 맥을 이어온 전통주인 추성주는 한약재와 숙성된 일반증류주이다. 추성주의 제조 방법은 매우 복잡하다. 순곡과 약초를 숙성시켜 1차로 약주인 발효주를 만든 후 2번 더 증류를 거치는 것이 특징이다. 추성주는 순곡으로 빚고 2번의 증류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다른 발효주와는 달리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며, 차게 보관하면 맛이 더욱 좋아진다.

추성주는 한약재로 사용되는 두충, 구기자, 음양곽, 오미자 등 20여 가지의 약초가 들어가기 때문에 강장과 혈액순환에 좋고 마시기도 부드럽다. 또 주취가 빠르고 뒷맛이 깨끗하다. 특히 구전에 의하면 보양효과가 높고, 해열, 진정, 구충, 혈압 강하, 소염, 고혈압, 당뇨병, 신경통,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전해진다. 알싸한 맛과 은은한 전통누룩 향을 느낄 수 있으며, 한약에 거부감이 없는 애주가들이 좋아할 만한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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