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31년 만에 지역주의 깬 김부겸, 등판여부 촉각’
‘보수의 심장’서 압도적 지지, 불출마 의사 고수가 변수
한국당은 후보 난립 속에 권영진 현 시장 재선 여부 관심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 달성군에서 1998년 국회의원이 된 이후 이 지역구에서만 15대부터 18대까지 내리 4선을 했다.

그러나 현재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과 선긋기에 나서고 있다. 탄핵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을 안고 가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대구시장 당선에 기대를 거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보는 민심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구는 단 한 번도 진보성향 후보에게 시장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보수의 본거지다.

그러나 이 지역도 최근 민심의 행방을 단언할 수 없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김부겸, 출격할까

지난 총선 때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현 행정안전부 장관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누르고 당선됐다. 31년 만에 지역주의를 깨뜨린 것이다.

당시 ‘지역주의 타파’를 슬로건으로 내건 김부겸 후보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갑 지역구에서 62%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김문수 후보를 눌렀다.

이렇게 여의도에 입성한 김부겸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에 선임되면서 대선후보급 무게감을 지닌 정치적 거물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대구에서 그의 인기는 여전한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김부겸 장관은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홍의락 의원 등을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 소속 권영진 시장,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등과의 가상대결에서도 오차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민주당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은 김부겸 장관이 ‘불출마’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국회 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국회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김 장관의 출마설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지만 6·13 지방선거 결과가 향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긴급 ‘동원령’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 입장에선 김부겸 장관을 제외하면 자유한국당 후보와 경쟁을 할 만한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권영진 현 시장, 재선 도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스스로를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에 임명할 정도로 대구 지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의 대구 지역 당협위원장 임명은 직접 총선에 나서기 위한 행보라기보다 대구 지역을 지키겠다는 계산이 깔린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홍 대표는 “대구시장을 (여당에) 내주면 한국당은 문 닫아야 한다. 민주당 모 장관이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모양인데, 3월 13일 공직사퇴 마지막 시한까지 지켜보고 나서 후보를 결정하겠다”면서 김부겸 장관을 의식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권영진 현 대구시장의 재선 카드를 쓸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황으로는 권 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자유한국당의 판세는 권 시장을 필두로 이재만 전 최고위원과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등 뒤따르는 형국이다.

또 다른 변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만드는 바른미래당의 스탠스다.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과 보수 적자 경쟁을 펼칠 것으로 확실시되지만 대구 지역에서는 유승민 대표가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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