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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전기화재?원인 분석이 우선이다
원인 모르는 전기화재 비중 연간 20% 달해
과학적 조사 통해 화재원인 분석 정확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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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설비로 인한 화재 건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화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해마다 다양한 전기화재 예방대책을 정부차원에서 마련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사실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기안전공사(사장 조성완)가 제공하는 전기재해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화재 건수는 총 3만1127건에 달하며, 그 가운데 전기화재 건수는 5432건으로 전체의 17.5% 정도다. 인명만 134명, 재산만 679억원의 피해가 지난해 전기화재로 인해 발생했다.
전체 화재 가운데 전기화재 점유율은 사실상 2015년 이후 답보상태다. 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업계의 열띤 노력으로 지난 2014년 전기화재 점유율 19.7%를 달성, 20% 이내로 진입에 성공했다. 전기화재 점유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전기재해 현황을 분석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014년이 처음이다.
이후 2015년부터 20% 미만의 전기화재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15년은 17.5% 수준으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점유율 감축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6년 18%, 2017년 17.5%로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선진국들의 전기화재 점유율은 10%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2%, 일본, 독일 등도 14% 수준의 전기화재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처럼 전기화재 점유율 감축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전기안전 태세를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전기안전 태세의 중요성은 최근 발생한 화재사고들에서도 잘 드러난다.
최근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는 결국 전기합선에 의한 것으로 결론났다.
국과수의 합동감식 결과 병원 응급실 천장의 콘센트용 전기배선의 합선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전통시장들의 경우 전기로 인한 화재가 적잖이 발생하는 곳이다. 대부분 오랜 전기설비들을 그대로 방치하기 때문에 전기화재가 발생하기 가장 좋은 장소로 여겨진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전통시장에서 화재로 인해 입은 피해액은 523억원에 달한다. 전기화재만 줄여도 이 같은 큰 피해의 대부분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기화재를 방지하지 위해서는 명확한 원인을 분석해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재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내야만 보다 실효성 있는 화재예방 대책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전기화재 분야에서 20% 이상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가 제공하는 전기재해 통계분석집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전기화재 발생건수는 7381건에 달했다. 지속적으로 전기화재 점유율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기화재 가운데 미확인단락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하다.
2015년 미확인단락에 의한 화재건수는 1722건이다. 그해 발생한 전기화재의 23.3% 정도가 미확인단락에 의한 사고로 분류됐다.
미확인단락은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했지만 ‘전기화재에 의한 발화로 추정되는 화재’를 의미한다. 이 미확인단락은 가장 큰 전기화재 원인인 절연열화에 의한 단락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확인단락만 크게 줄여도 전기화재 빈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
2010년 전체 전기화재 건수는 9442건 정도였으며, 그해 발생한 미확인단락 화재는 2013건으로 21.3%에 달했다. 이듬해인 2011년 9351건의 전기화재 중에 2245건의 원인을 알 수 없는 전기화재가 발생했다. 전체의 24%에 달하는 수치다.
2012년과 2013년도 9225건과 8889건의 전기화재 가운데, 미확인단락이 각각 2396건(26%)과 2207건(24.8%) 발생했다. 2014년은 전기화재 8287건 가운데 25%인 2074건이 미확인단락으로 분류됐다.
전기화재나 전기화재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미확인단락에 의한 화재 비중은 20% 초반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화재 요인이 20% 이상이나 된다는 점도 문제다. 이 같은 미확인단락을 통계에 집어넣은 분야도 전기화재가 유일하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가 제공하는 국가화재통계에서는 전기적 원인 외에도 ▲기계적 ▲가스누출 ▲화학적 ▲교통사고 ▲방화 등 다양한 원인을 집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분류별로 나눴을 때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이것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추정’하는 항목은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관련 전기안전공사 산하 전기안전연구원(원장 김권중)은 보다 정확한 화재조사를 위해 힘쓰고 있다. 전기안전연구원은 최근 들어 과학적 조사기법을 도입한 화재원인 분석을 통해 정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특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전기화재를 분석하는 데 많은 힘을 쓰고 있다.
그동안 전기화재 점유율이 20% 이하에 접어들 수 있었던 데는 이 같은 과학적 조사기법을 통한 화재정보 데이터 역시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게 연구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전기안전연구원은 ▲금속조직 분석실 ▲절연재료 분석실 ▲전자현미경·X-레이 분석실 등 총 3개의 연구실을 갖추고, 4개 분야에서 과학적 기법을 도입한 본격적인 화재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다 본격적인 화재조사 설비를 갖추고 있다. 마치 MRI처럼 입체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3D X-레이와 성분 분석을 통해 전선의 용융흔이 전기적 단락에 의한 것인지 외부의 열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판단하는 주사전자현미경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화재 분석 장비를 보유함으로써 화재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확인단락을 줄이고, 미확인단락으로 발생하는 분쟁도 막는다는 복안에서다.
이 같은 다양한 설비를 동원해 화재의 시발점으로 추측되는 전기제품의 금속재료·절연재 분석과 성분분석, 비파괴 분석 등 다양한 조사를 통해 화재원인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국내에서 이처럼 과학적 기법을 동원해 화재 감정을 실시하는 기관도 전기안전연구원이 유일하다고 연구원 관계자는 전했다.
전기안전연구원은 이 같은 과학적 조사기법을 통해 미확인단락의 점유율을 줄이는 한편 보다 현실적인 예방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있다. 이처럼 미확인단락으로 분류된 화재 가운데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기 외에 다른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도 적잖이 발견되고 있다. 전선에 녹은 흔적이 발생했지만, 불로 인해 열이 높아져서 용융흔이 생긴 경우가 적지 않다. 전기적 요인으로 일어난 화재가 아님에도 미확인단락 화재로 분류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전기안전연구원의 과학적 기법을 도입한 화재원인 분석 기술을 보다 전면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부분 화재원인을 찾는 것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나 과학수사대, 소방본부가 최우선이다. 이들이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화재사고가 발생할 때야 비로소 전기안전연구원에 수사 의뢰가 접수된다.
국과수나 과학수사대의 조사는 사실상 형사적 판단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방화인지 실화인지 구분해 범인 혹은 화재 이유를 분석한다. 소방본부 역시 화재가 어디에서 발생했으며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민사소송을 목적에 둔 원인 분석을 시행한다.
화재가 발생한 근원지와 화재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전기화재 점유율을 선진국 수준인 10% 초반 정도까지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분석과 이에 따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해외에서는 이미 수천억원 규모의 설비를 이용해 전기화재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 전기화재를 감축하는 기관이 설립돼 있다. 미국의 NFPA, 일본의 NITE, 영국의 FRS, 독일의 Vds 등이 이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단체에서는 전기화재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재현‧실증을 통해 원인을 분석함으로써 보다 근본적인 전기화재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전기안전연구원이 수행하는 화재조사기법 역시 선진국들 사례와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 같은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화재예방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화재 건수도 점점 줄어들고 전기화재 점유율 역시 예년과 비교할 때 큰 폭으로 감축했다. 이제는 선진국으로 가는 벽을 넘기 위해 보다 확실한 화재원인 분석을 실시해야 할 시기”라며 “전기안전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화재조사기관에서 수행하지 않은 다양한 방법의 연구를 통해 전기안전 강화를 위한 초석을 닦고 있다”고 말했다.
작성 : 2018년 02월 12일(월) 22:52
게시 : 2018년 02월 14일(수) 09:25


윤대원 기자 ydw@electimes.com        윤대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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